이훈재 (본사 대표이사)

이렇게 또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생각하니 지난 시간의 보람과 여유보다는 아쉬움이 더 커져가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쉼 없이 달려온 지난 시간 해남신문에 애정어린 충고와 격려, 찬사와 박수를 보내주신 해남군민과 구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군민이 주인되는 정론직필 창간 정신으로 풀뿌리 민주주의와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군민 주주를 모아 창간한 해남신문은 지역여론을 형성하고 비판, 견제, 감시를 통해 지역의 건강한 성장을 이끌어야 했으나 부족한 부분이 너무나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하물며 어떤 구독자분께서는 해남신문이 군정홍보지냐는 우려스런 표현까지 하고 계십니다. 해남신문 대표로서 이런 여론들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해남신문의 변화와 개혁을 시도해 나가고자 합니다.

언론은 사실만 전달하는 기계가 되어서는 안되고 언론이 제대로 하려면 언론사 자체적으로 철학이 있어야 하며 군민에게 봉사하는 공익적인 틀을 가져야 합니다.

사건이 생기면 그 내면과 발생하게 된 동기를 파헤치고 끝까지 추적해야 하는데 인력난을 핑계로 대부분 이슈와 관심사항에만 지면을 채우는데 급급하여 해남신문 본질의 기능을 다하지 못한 점 군민과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언론사가 사명을 가지고 군민들이 속이 시원할 때까지 사건을 끝까지 추적해 보도해야 군민들의 사랑과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머지않아 신문 독자가 급감하는 독자 절벽에 설 수도 있습니다. 현재 인구 추세에서 중장년 독자들이 고령층이 되면 신문 구독자들은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신문의 위기는 정확히 말하자면 종이신문의 위기입니다. 뉴스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이 멀어지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기존 독자층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사항이며 새로운 독자를 찾아내고 독자 확대와 해남신문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를 높이는 것 또한 어려운 과제이며, 신문사 수익과도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지금 당면한 신문사 위기는 유료 종이신문에서 무료 디지털신문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필연적인 현상이며 수익모델을 다각화하여 신문사 경영의 안정을 모색하는 것만이 생존의 길입니다. 한국인들이 스마트폰에 손을 떼지 못하고 사는 여러 가지 이유 중에 하나도 뉴스 때문입니다.

신문을 읽는 방법도 달라졌습니다.

종이신문을 페이지 순서대로 읽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필요한 뉴스 혹은 자기가 선호하는 뉴스를 여기 저기서 골라 읽습니다. 신문사 입장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신문을 무료로 읽는다는 것입니다. 인터넷 신문이 등장한지 20년이 지났지만 유료화를 성공한 신문사는 극히 드뭅니다. 전국 단위로 혹은 지역 단위에서 디지털 유료 신문을 성공한 사례는 아직 어디에도 없습니다. 해남신문은 이런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하여 6년 전에 해남방송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직 존재감은 미비한 수준이지만 디지털 시대로의 변화와 적응이 최우선 과제로 생각됩니다.

2024년에는 무엇보다 독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인지하고 파악하여 신문 지면 편집의 변화, 기사의 질적 향상, 디지털 시대 흐름에 따른 인력 확충으로 변화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구독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부탁드리며 지난 한 해 동안 해남신문을 구독하여 주신 해남군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고개숙여 감사인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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