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측량설계사무소 최선호 실장
사원으로 입사해 올해 대표가 목표

대한측량설계사무소 최선호(43) 실장은 과거 경력이 화려(?)하다. 건설현장에서의 일을 비롯해 절임배추, 임업, 크레인 기사 등 6번의 이직 후 비로소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았다. 토목설계와 관련된 기술사 자격증도 땄고 경험을 쌓아 지난해에는 고급기술사가 됐다. 올해는 토목설계사사무소 대표가 되는 것을 목표로 계속해 도전 중이다.

최 실장은 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2007년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건설회사에 취직했다. 건축기사로 경기도 양평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1년여 일했지만 '해남-광주-양평'을 오가는데 지쳐 결국 퇴사를 결심했다.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나와 고향인 해남에서 구직에 나섰지만 취직이 쉽지 않았다.

최 실장은 "해남에서 평생직장을 구하고 싶었지만 일자리가 없어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차선책으로 영암군에 위치한 삼호조선 협력업체에 입사해 현장일을 했지만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심신이 고달파 다시 1년여 만에 해남읍에 위치한 건축설계사무소로 이직했다. 그러던 중 해남 절임배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2년 간 근무한 건축설계사무소를 그만두고 절임배추사업에 도전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절임배추사업을 접게 됐고 부친이 하던 무늬동백을 전문으로 키우는 일을 함께하게 됐다. 당시 희귀관엽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무늬동백의 가치가 한 잎에 수만원부터 수백만원까지 거래됐지만 인기가 수그러들면서 더 이상 직업으로 삼지 못하게 됐다.

4식구의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무거워 이번엔 크레인 기사에 도전코자 3개월여 부기사로 일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오랜 방황을 거쳐 지난 2018년 지금의 대한측량설계사무소에 입사하게 됐고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드디어 적성에 딱 맞는 직업을 찾아 올해로 7년째 다니고 있다.

입사 후 측량 및 지형공간정보기사 자격증도 취득했으며 퇴근 후에는 송원대 방제토목학과에 다니며 실력을 쌓아갔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고급기술사가 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청토건설을 인수하기도 했다.

올해는 대한측량설계사무소 대표가 되는 것이 목표다. 노후를 위해 태양광발전시설 건립에도 관심 갖고 있다.

최 실장은 "직장을 여러 번 옮기는 과정에서 결혼도 하고 두 아들도 낳으며 어깨가 정말 무거웠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 수는 없어 계속해 부딪쳐보니 적성에 딱 맞는 직업을 찾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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