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단지 시루 대표 박미정 씨
새해 진로체험 강사 목표도

▲박미정 씨가 자신의 가게에서 앙금 플라워 떡케이크를 만들고 있다.
▲박미정 씨가 자신의 가게에서 앙금 플라워 떡케이크를 만들고 있다.

"여기 완도인데요. 우리 아이가 첫돌이라 여기까지 떡케이크 배달이 되나요"

"네, 물론이죠. 아들이면 꽃장식을 파란색으로 할께요."

지난 2일 해남읍 고도리 해남볼링센터 인근에서 '꽃단지 시루'를 운영하고 있는 박미정(44) 씨. 떡케이크에 축하 글귀와 꽃장식을 새기고 한쪽에서는 떡을 찌느라 바쁘다. 완도에서 온 고객 전화에 상냥하게 답을 해주며 주문도 마무리했다.

꽃단지 시루에서 판매하는 앙금플라워는 강낭콩으로 만든 '앙금'에 클로레라·치자·백년초·단호박·자색고구마 등 천연 식용색소를 활용해 형형색색 만든 꽃장식을 곁들인 떡케이크로 보는 즐거움과 먹는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밀가루가 아닌 우리 쌀을 원료로 하다 보니 농민들에게도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

떡케이크 지름이 15cm에서 제일 큰 것은 24cm에 달하는데 하나를 완성하고 주문시간을 맞추기 위해 새벽 2시부터 오전 10시까지 꼬박 8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그녀에게 앙금 플라워 떡케이크는 보람이요, 제2 인생의 시작이기도 하다.

경기 지역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박 씨는 4년 전 고향인 해남으로 가족과 함께 귀촌했다. 고향에선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창업한 것이 앙금플라워 떡케이크 사업이다.

박미정 씨는 "군인 가족이어서 이사를 자주 하게 됐는데 그럴 때마다 떡을 직접 만들어 이웃들에게 돌렸고 그런 기쁨이 창업을 하게 된 동기가 됐다"며 "몸에 더 좋은 원료로 고객들의 건강을 생각하고 우리 쌀 소비를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창업한지 3년이 지나며 제법 입소문도 타고 있다. 어버이날을 비롯해 첫돌, 생일, 잔치, 행사, 개업을 축하하는 곳에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해남뿐만 아니라 완도와 진도에서도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북일초교 개교 100주년 행사에서는 박 씨가 만든 3단 떡케이크로 케이크 커팅식이 열리기도 했다.

개업식에는 돼지머리 모양 케이크를 제작해주고 수박, 바나나 모양 설기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직접 그림을 그려 제작을 요청하는 고객도 있고, 한 직장에서는 인사 이동과 관련해 '실장님 잘 가지 마요'라는 떡케이크를 주문하는 등 주문자 맞춤형 제작이 가능해 곳곳에서 축하와 감동의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

박미정 씨는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서 떡케이크를 만드는 기쁨과 보람을 나눠주고 싶다"며 "청년들에게는 창업, 청소년들에게는 진로 체험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새해에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강사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