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이번 호를 시작으로 한 달에 한 번 '꼬꼬영수'(꼬리에 꼬리를 무든 영어·수학 이야기)를 주제로 김두환(사진) 맨체스터학원 원장의 칼럼을 게재한다. 김두환 원장은 해남 출신으로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수학과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고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해남청년연합회 회장도 맡고 있다. 이 칼럼에서 김 원장은 고향 후배들과 학부모들에게 교육봉사의 마음을 담아 자신의 전문지식을 살려 다양한 교육 이야기를 풀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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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과 그것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답변을 대화 형식으로 옮기려 한다. 오늘의 글이 '공부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은 드는데,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몰라 열심히 공부가 되지 않는 학생들' 그리고 '우리 아이는 내가 무슨 말만 하면 다 잔소리로만 받아들여서 대화가 안 된다고 호소하는 학부모들'께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최근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한 학생이 "선생님, 저는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도, 꿈도 없어서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 공부가 하기 싫어요"라고 물었다. 이에 나는 "지금 당장 네가 꿈이 없는 것은 매우 당연한 거야. 아직 경험해 본 것도 많지 않은데 어떻게 구체적인 꿈을 갖겠니, 조급해하지 마렴"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학생이 반문했다. "선생님 그럼 공부를 해야 하는 동기부여가 안되는데요?" 그래서 다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어렸을 때 정말 갖고 싶고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지만 능력이 부족해 하지 못했을 때의 상실감이 정말 크더라고. 그래서 혹시 내가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이 지금의 불성실 때문에 하지 못하게 되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하기로 마음 먹게 된거야." 이 대화 후 이 학생은 더 이상 꿈이 없기 때문에 공부를 하기 싫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또 다른 학생과의 대화이다. "선생님, 저는 공부로 성공할 가능성이 없으니 다른 꿈을 찾아볼래요"라는 질문에 나는 이렇게 답했다. "공부를 못했는데도 자기가 그리는 삶을 성공적으로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많단다. 그런데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이 바로 자신의 삶에 성실하게 임한다는 거야. 성실하게 임한다는 것의 의미는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효율적으로 계획해 그것에 도달하면 성취감을 느끼고 사는 삶이라는 거지."

그러자 "선생님 그럼 저는 지금부터 제가 하고 싶은 제빵 일을 공부하면 되지 않나요?"라고 재차 질문이 이어졌다. 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을 대하는 태도야. 그 태도가 습관이 되기 마련이라서 네가 지금 쉽게 포기하는 공부에 대한 태도가 혹시 습관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란다. 지금 학생이라는 신분에 주어진 공부라는 일을 대하는 태도로 똑같이 제빵 일을 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야." 이 학생은 이후 역사 과목만이라도 열심히 해보겠다고 한 후 공부에 재미를 붙여 대학교에 진학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과의 대화가 힘든 학부모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다. 학부모들이 하는 모든 말은 모두 정답이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유튜브에 나오는 광고와 똑같은 말이 된다. 적어도 아이들에게 공감을 얻으려면 아이들이 귀를 열어야 한다. 이게 정답인데 왜 우리 아이들은 내 말을 듣지 않으려는지 고민해본 적이 있지 않은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 좋은 강사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내가 얼마나 많이 아느냐보다 얼마나 학생들 입장에서 설명하는지다. 부모도 마찬가지다. 한 번만 아이들 입장에서 내가 어렸을 때 어떻게 생각했는지 생각해보고, 훈계보다는 이해를 시작으로 아이들에게 공감해보기 바란다. 아이들의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공감만으로 어떻게 지도가 되냐고 걱정스러우신가? 우리 모두 안다. 정답은 우리 말속에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것이 전달되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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