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데려와 1년 넘게 생활
신도 법당 안내하는 '마스코트'

▲법은 스님과 대흥사 마스코트 '짝짝이'. 
▲법은 스님과 대흥사 마스코트 '짝짝이'. 

절에서 생활하는 강아지가 스님을 따라 예불에 참여하고 신도들을 법당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맡는 등 대흥사의 또 다른 마스코트가 되고 있어 화제를 낳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짝짝이'라고 불리는 강아지로 새끼 때부터 식당 등을 떠도는 유기견이었지만 대흥사 법은 스님과 인연이 닿아 지난해 여름부터 대흥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스님은 당시 식당을 찾았다가 주인이 유기견이니 절에서 키우라고 해서 처음에는 사양했는데 식당 문을 나서는 순간 다른 손님이 다음에 데려가기로 했다는 말에 마음이 바뀌었다.

법은 스님은 "이것도 인연인데 누가 데려가기로 했다는 말에 어디 가서 묶여 사느니 절에서 자유롭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데려오게 됐다"며 "앞발 색깔이 하얀색과 갈색으로 달라 '짝짝이'라는 이름을 붙여줬고 기거하는 방 마루에 집도 선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절에서 1년 넘게 생활하고 있는 짝짝이는 스님들과 신도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어느덧 대흥사의 마스코트가 되고 있다. 새끼 때 데려와 두 살이 채 안됐지만 몸이 두 배 이상 커진데다 얼굴에 하얀 털이 나 있고 항상 차분하고 얌전한 모습이어서 처음 보는 사람들은 나이가 많은 개로 착각할 정도로 반전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법은 스님이 매일 새벽 4시에 대웅보전으로 예불을 드리러 갈 때는 꼭 따라나서고 마당에서 한 시간 남짓 예불이 끝날 때까지 쪼그려 앉아 기다린다. 법당 안에는 들어가지 않고 스님이 나올 때까지 염불 외는 소리와 목탁 소리를 얌전히 듣고 있는 모습이 마치 함께 예불을 보는 모습으로 여겨지고 있다.

낮에는 사찰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신도들이 저녁에 가로등 없는 산책이나 숲속 걷기에 나설 때면 목에 전등을 밝히고 앞장서 안내견 역할도 하고 있다.

사찰을 방문하고 템플스테이에 참가하는 신도들은 수다 등 하면 안될 것이 많아 긴장하게 되지만 짝짝이의 활약으로 긴장감이 풀어지고 또 다른 힐링을 얻게 되는 것은 물론 더욱 친근한 절 이미지도 갖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사랑을 받다 보니 한 신도는 간식을 사주라며 절에 5만원을 내놓기도 하고 일부는 짝짝이를 주인공으로 한 그림이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법은 스님에게 보내는 등 특별한 선물도 하고 있다.

법은 스님은 "좋은 인연으로 만난 만큼 아프지 않고 절에서 행복하게 잘 자랐으면 한다"며 "누구나 환생을 하듯 다음 생애에는 꼭 인간으로 태어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