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 70%·송지고 38% 그쳐
일반고 선호·외지 유출 심각

2024학년도 특성화고와 특성화계열 신입생 입학원서 접수가 최근 마감된 가운데 해남공고와 송지고 모두 신입생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생 미달은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해마다 반복되고 있어 적극적인 학과 개편은 물론 학생유입책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해남공고는 이번 신입생 모집에서 5개 학과, 162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지만 114명이 지원해 정원의 70%를 채우는 데 그쳤다.

과별로는 건축과가 18명 정원에 17명이 지원했고, 스마트기계과는 36명 모집에 21명, 전기과는 36명 모집에 24명, 전자과는 36명 모집에 24명, 화공과는 36명 모집에 28명이 지원했다.

특히 스마트기계과는 기존의 기계과를 스마트기계과로 바꾸고 기자재를 신식으로 새로 바꾸는 등 학과 재구조화에 나섰지만 지원자가 기대에 못 미쳐 아쉬움을 남겼다.

송지고는 이번 신입생 모집에서 38%의 지원율을 기록해 비상이 걸렸다. 송지고는 특성화계열에서 경영정보과 18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지만 7명이 지원하는데 그쳤다. 전남도교육청의 고등학교 학급 편성 기준(최소 인원 11명 이상)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해남공고와 송지고는 내년 1월 중 추가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신입생 미달 사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은 학생들이 취업보다는 대학 진학을 위해 일반고를 선호하고 있고 학생 외지 유출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남고의 경우 2024학년도 신입생과 관련해 198명 모집정원에 2명을 정원외로 추가해 모두 200명을 선발했다. 신입생 모집에 230여 명이 지원해 30여 명이 사실상 떨어진 셈이다. 사립고인 화원고도 40명 모집에 정원을 모두 채웠다.

한 학교 관계자는 "해남고에서 떨어진 학생들이 해남공고나 송지고로 오면 좋은데 이들 대부분이 강진이나 장흥 등 다른 지역 일반고에 지원하고 있는 상황으로 학생 외지 유출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과 개편이 지지부진한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전통적인 학과를 고집하며 학생들 사이에서 갈만한 학과가 없다고 인식되는 현실적인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다른 지역의 경우 미래산업과 맞물려 디자인, 웹툰, 애니메이션, 뷰티, 2차전지 등 다양한 학과를 신설하고 일부는 학교 이름까지 바꾸고 있지만 해남의 경우 학과 이름을 바꾸는 데 그치고 있다.

또 송지고의 경우 경영정보과를 IT경영과로 바꿔 전자상거래와 광고콘텐츠 제작 등 교육과정을 접목시킬 계획이었지만 교육당국에서 일반계열인 보통과와 특성화계열인 경영정보과를 단일과로 합치라는 요구가 지속돼 추진에 제동이 걸린 상태이다.

학과 개편은 우선 교직원들의 동의가 필요한데다 학생, 학부모, 동문 등 합의도 쉽지 않고 인근 학교의 반발이나 교육 당국의 까다로운 조건도 걸림돌이지만 적극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따라 민관이 함께 하는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을 고등학교까지 연계해 특성화고 활성화 운동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학교와 주민자치회 등이 나서 학과 개편에 대한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유치에 나서는 한편 해남군의 적극적인 지원도 요구되고 있다. 필요하다면 송지중에서 송지고로 연계해 진학할 경우 면지역의 특수성 등을 감안해 지역사회나 군 차원의 장학금 혜택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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