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쿠세권', 쿠팡 새벽 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즉, 밤 12시 전에만 주문하면 바로 다음 날 새벽 7시 전까지 내 집 현관 앞에 배송이 완료되는 동네를 말하는데, 역으로 생각해 보자면 이러한 지역은 일단 '살 만한' 곳으로 인정받음과 동시에 앞으로도 계속 '살 만할' 동네일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될 수도 있다.

한때 쿠팡 배송 현황 지도와 인구소멸위험 지도를 겹친 그림이 화제가 됐었다. 이유는 쿠팡 새벽 배송이 되는 수도권과 지방 거점, 인구소멸위험지역이 완전히 어긋나 있었기 때문인데, 전문가들은 쿠팡 새벽 배송이 안 되는 지역에 인구소멸위험지역이 많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밤 뉴스에 지역소멸과 생활 기반시설의 연관성에 대한 뉴스가 보도됐다. 마을 인구가 5000명이 무너지면 헬스클럽, 공연장, 병원이 사라지고, 2000명대로 내려가면 의원과 약국이 하나둘씩 사라진다고 한다. 계속해서 1000명대로 주저앉으면 세탁소와 목욕탕, 미용실과 주유소가 문을 닫게 된다.

최근 쿠팡이 쿠세권을 확대했다. 전국 182개 지역까지 늘리며 국내 인구 90% 이상이 이용 가능하며 중장년 이용률도 20%에 육박할 정도라고 한다.

지방 구석구석까지 생활필수품을 신속하게 공급하면서, 말 그대로 '사회안전망'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도 기존 인프라 없이도 생활할 수 있도록 도시설계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은 2050년 홍콩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된 국가 2위가 될 것'이라는 뉴욕타임스의 암울한 전망도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 시대에 인구소멸지역에는 대형마트 같은 쇼핑 인프라 투자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쿠세권 확대가 단순 온라인 쇼핑 채널을 넘어 지역의 거주 매력도와 가치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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