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와 특성화계열 신입생 미달사태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2024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도 해남공고는 정원의 70%를 채우는데 그쳤고 송지고 경영정보과는 38%의 지원율에 그쳐 전남도교육청의 고등학교 학급 편성 최소 인원인 11명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특성화고와 특성화계열 미달사태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특히 농어촌에 위치한 학교들의 어려움은 더 커지고 있다. 학생들이 취업보다는 대학 진학을 위해 일반고를 선호하고 있고 그래서 학생 외지 유출도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전통적인 학과만 고집하며 갈만한 학과가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작용하고 있다.

특성화고와 특성화계열과 달리 일반고인 해남고는 정원을 초과해 모집을 마쳤고 정원보다 30여 명이 더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고인 화원고도 정원을 모두 채웠다. 해남고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은 해남공고나 송지고로 가면 되지만 이들 대부분이 강진이나 장흥 등 전남의 다른 지역 일반고에 지원하며 학생 외지 유출도 계속되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모집 미달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학과 개편과 지역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세종하이텍고등학교는 올해부터 교명을 세종미래고로 바꾸고 전통적 공업계 고등학교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했다.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코스메디컬과', '베이커리카페과', '로보트로닉스과', '스마트기계과'로 학과를 개편했고 이번 신입생 모집에서 정원을 모두 채우고 미달에서 벗어났다. 또 광양시와 광양산단 기업체, 광양하이텍고등학교는 최근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해 이차전지와 관련한 학과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학과 개편에는 교직원들의 동의가 우선돼야 하고 적지 않은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지역사회가 나서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지역에서도 그동안 움직임이 있었지만 기존 계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학과 재구조화 수준에 그쳤고 지역사회의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이제라도 민관이 함께 작은학교 살리기 수준으로 특성화고 활성화 운동에 나서야 한다. 학교와 주민자치회 등이 지역 실정에 맞는 학과 개편을 추진하고 해남군은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송지중에서 송지고로 연계해 진학할 경우 장학금 혜택이나 해외연수 제공 등의 대책도 필요하다. 학교가 없으면 마을이 없고, 마을이 없으면 지역사회가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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