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 뒤 22년 만에 7점 반환돼
새해 달력 표지와 1~6월 장식
채색 등 거쳐 일반 공개키로

▲미황사가 도난당했다가 지난 9월 반환받은 7점의 동자상들.
▲미황사가 도난당했다가 지난 9월 반환받은 7점의 동자상들.

지난 2001년 도난당한 뒤 되찾아 지난 9월 미황사로 반환된 목조동자상 7점이 새해 달력으로 재탄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미황사는 '미황사의 동자들'이라는 타이틀로 새해 달력을 제작했다. 이번에 반환된 목조동자상 7점을 달력 표지와 1~6월까지 모델로 배치해 친근감과 함께 신비로움을 전해준 것은 물론 미황사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연봉오리를 든 동자상이 달력 표지 모델이 됐고, 연꽃을 든 동자상이 1월, 홀을 쥔 동자상이 2월, 종을 든 동자상이 3월, 명부를 받치고 있는 동자상이 4월, 흰 천으로 감싼 동자상이 5월, 무릎을 쌀짝 구부린 채 연꽃을 든 동자상이 6월을 장식했다.

미황사 동자상 7구의 높이는 57~61cm로 얼굴은 천진난만하며 신체 역시 몸에 비해 머리가 크고 다리는 짧아 어린아이와 같은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다. 머리 형태와 옷, 손에 쥐고 있는 지물도 각기 다른데 권위와 위엄을 강조하는 불상과는 또다른 종교적 예배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도난된 이후 원래의 모습에서 변형되거나 훼손돼 명부 동자상과 연꽃 동자상은 지물을 잃어버린 상태로 손으로 받치거나 두 손 사이에 구멍이 뚫린 형태를 띠고 있다.

미황사 주지인 향문 스님은 "응진당에 십육나한상을 보호하고 장엄함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동자상으로 감개무량함을 표현하기 위해 새해 달력의 모델로 제작하게 됐다"며 "변색이 많이 돼 앞으로 채색 등 보수작업을 거쳐 내년 중으로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반환된 미황사 목조동자상은 지난 2001년 미황사 응진당 내에서 절도범들에 의해 도난당했다. 경찰이 지난 2020년 문화재 절도범 피의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동자상 7점 등 은닉된 불교문화재 32점을 찾아냈고 그동안 진위감정과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해당 문화재를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 위탁관리했다.

지난해 법원이 해당 절도범에 대해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도난 유물에 대해 몰수 조치가 이뤄졌으며 지난 4월 조계종에 반환된 뒤 9월 미황사로 이운(옮기는 것)됐다.

미황사는 원형 보존 작업과 함께 문화재 지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미황사에는 원래 44구의 동자상이 있었지만 1985년에 20구, 2001년에 7구가 추가로 도난당했으며 이 가운데 2001년에 도난당한 7구의 동자상만 제자리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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