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소방서 산이지역대 소속
진흙길 차 빼느라 옷도 버려

▲농로에 갇힌 군민을 구조한 소방관들. 왼쪽부터 임재민 소방사. 성관홍 소방교. 김형구 소방위. 
▲농로에 갇힌 군민을 구조한 소방관들. 왼쪽부터 임재민 소방사. 성관홍 소방교. 김형구 소방위. 

눈발이 날리는 한파 속에 차를 운행하다 비포장 농로에 갇힌 군민을 돕기 위해 소방관들이 적극적으로 구조활동에 나서 훈훈함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해남소방서 산이지역대 소속 김형구(42) 소방위, 성관홍(32) 소방교,

임재민(25) 소방사 등 모두 3명으로 이들 소방관은 지난 16일 오전 11시께 119를 통해 다급한 구조연락을 받았다.

눈과 비가 섞여 내리고 영하권으로 떨어진 날씨에 한 요양보호사가 산이면 부동마을에서 보호대상자인 중증장애인 집을 방문하던 중 차가 흙길에 빠져 헛바퀴만 돈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비포장 농로인데다 오르막길에 미끄럽고 진흙탕에 빠져 견인차마저 포기하고 돌아간 상황으로 그야말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태였다.

상황을 접수한 이들 소방관들은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해 차가 앞으로 갈 수 없는 상황임을 감안해 한 사람이 후진 기어를 넣고 다른 두 사람이 앞에서 본네트를 힘껏 미는 것을 15분 정도 반복하며 결국 포장된 도로까지 차를 빼는데 성공했다.

출동할 때 입었던 방한복은 진흙이 튀면서 모두 버렸고, 장비 없이 힘으로만 차를 민 터라 힘들었지만 고마움을 전하는 요양보호사와 장애인을 바라보며 뿌듯함과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70대 장애인은 "영하 날씨라 무척 춥고 견인차도 돌아가버려 소방관들 도움이 없었으면 곤란한 상황이었는데 자기 일처럼 나서서 도움을 줘 고맙다"며 "1년 전 어느 겨울 새벽에도 우리 아들이 간척지길 농로에 차가 빠져 견인차도 출동하지 않았지만 그때도 다른 소방관들이 아무 말없이 출동해 도움을 준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임재민 소방사는 "너무나 당연하게 나가던 출동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이 기쁘다"며 "앞으로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해서 선한 영향력을 많이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형구 소방위와 성관홍 소방교도 "한파에 떨고 있는 군민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다"며 "소방서 직원은 언제나 늘 군민들 곁에 있다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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