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고향 떠난 조도형 하사
인제서 유해 발굴 귀환 행사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이 지난 7일 해남의 한 요양병원에서 귀환행사를 열고 고 조도형 하사의 외조카인 정완식 씨에게 유해발굴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이 지난 7일 해남의 한 요양병원에서 귀환행사를 열고 고 조도형 하사의 외조카인 정완식 씨에게 유해발굴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6·25전쟁 당시 조국을 지키기 위해 고향인 해남을 떠나 참전한 18세 청년이 72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지난 2021년 강원도 인제군 서화리 일대에서 발굴된 6·25 전사자 유해 신원을 확인한 결과 고 조도형 하사로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삼산면 송정마을에서 막내아들로 태어난 고인은 전쟁이 발발하자 1951년 2월 당시 18세의 나이로 부산 제2훈련소에 자진 입대했다.

국군 8사단에 배치된 고인은 같은 해 4월 '호남지구 공비토벌'에 참여해 북한군과 싸웠고 이후 강원도 인제에서 '노전평전투'를 치르던 중 전사했다. 노전평전투는 1951년 8월 9일부터 9월 18일까지 인제군 서화계곡의 노전평 부근에서 전개된 전투로, 8사단이 북한군과 격전을 벌인 곳이다.

고인의 유해는 지난 2021년 6월 지역주민과 참전용사의 증언을 토대로 강원도 인제군 고성재 일대에서 유해발굴 작업을 진행하던 중 발견됐다. 이후 채취한 유해와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를 정밀 분석해 가족관계를 최종 확인했다.

국유단은 지난 7일 고인의 유가족이 입원한 해남의 한 요양병원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유가족 대표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에 대해 설명하고 신원확인 통지서와 함께 호국영웅 귀환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던 고인의 외조카 정완식(69) 씨는 "이렇게 외삼촌의 유해가 돌아오리라 생각지도 못했다"며 "외삼촌의 유해를 보는 것만으로도 국가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고인의 유해는 통상 대전 현충원에 안장되거나 유가족의 뜻에 따르게 되는데 국유단은 이와 관련해 아직 논의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국유단에 따르면 2000년 4월 유해발굴을 시작한 이래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이번까지 총 224명이다.

국유단은 전쟁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고령화 등으로 유가족 찾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발굴된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해 유전자 시료 채취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전자 시료 채취는 6·25전쟁 전사자의 친가와 외가 등 8촌까지 신청 가능하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생계 어려움으로 방문이 어려울 경우 국유단 대표번호 (1577-5625)로 전화하면 탐문관이 직접 방문해 시료를 채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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