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자 모양의 군 심벌만 부각
대부분 모르고 잘못된 내용도
한해 수 억원 예산 낭비 논란
관광지·행사·정책 홍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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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외부 광고에 'S'자 모양의 해남군 심벌마크가 디자인돼 있다. 
▲택시 뒤쪽에는 날짜가 잘못된 해남미남축제를 홍보하고 있다. 
▲택시 뒤쪽에는 날짜가 잘못된 해남미남축제를 홍보하고 있다. 

움직이는 광고판으로 해남군이 택시 랩핑(외부) 광고를 하고 있지만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있는데 반해 효율성이 떨어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남군은 개인택시 93대, 법인택시 89대 등 모두 182대를 대상으로 대당 한 달에 11만원(언론진흥재단 수수료 포함)씩 1년에 2억4000만원을 들여 택시 랩핑 광고를 하고 있다.

'한반도의 시작 땅끝 해남'이라는 문구와 함께 'S' 모양의 해남군 심벌(상징마크)을 홍보하고 있다.

해남군 심벌은 한반도의 모습과 해남군의 위치에 그려진 쉼표를 통해 한반도의 시작이자 끝인 해남군의 지리적 특징을 형상화하고 해남군을 의미하는 'ㅎ'을 진취적인 기상을 의미하는 횃불 형태로 결합한 것이다.

문제는 관광객은 물론이고 지역민 대부분이 이것이 해남군 심벌인지 모르는데다 택시 기사들도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게다가 'S'자 모양의 심벌도 위 아래가 조금씩 잘려 그 의미마저 살리지 못하고 있다. 한 해에 2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택시 광고를 하고 있지만 심벌 하나 표시해 놓고 대다수가 모르는 광고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택시 뒤쪽에는 '해남미남축제 매년 10월 말 개최'라는 문구를 광고하고 있다. 올해도 11월에 개최돼 온 축제를 잘못 홍보하고 있고 이미 끝난 축제를 계속 알리고 있다는 점에서 무슨 의도인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 택시 기사는 "다른 지역에서 온 손님이 'S'자가 뭐냐고 물어봤지만 정확한 의미를 설명하지 못했다"며 "예전부터 다른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군 담당자에게 요구했지만 이 디자인이 3년째 같은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다른 지자체는 다양한 방식으로 택시 광고를 활용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강진군은 강진만생태공원, 다산초당, 백운동원림, 영랑생가, 가우도 짚트랙, 강진고바우공원, 병영성, 마량놀토시장 등 관광지 8곳에 대한 디자인을 만들어 택시 기사들이 선택해 붙이게 한 후 곳곳을 돌며 홍보에 나서고 있다.

수원시는 택시보다 빠른 민원 처리 '새빛민원실'이라는 기발한 문구로 수원시를 홍보하고 있고, 진주시는 지난해 진주시 농산물 공동브랜드인 '진주 드림'을 홍보하기도 했다.

다른 지자체들도 주요 행사나 동절기 코로나19 추가접종 같은 정책들을 홍보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택시 광고를 활용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주요 행사가 있을 때마다 수시로 광고 문안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해남군 관계자는 "예전에는 관광지를 광고하기도 했지만 시안을 만들고 붙이는 과정에서 또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현재 5년 주기로 광고 문안을 바꾸는 방식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택시 랩핑 광고는 지자체의 관광지나 주요 행사, 정책을 알리는 좋은 수단인데다 광고 비용이 승객 감소 등 열악한 노동 여건에 놓인 택시 기사들의 수입으로 보전된다는 점에서 좋은 취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유지한다면 군민 혈세로 효과 없는 무의미한 광고만 하고 있는 셈이어서 앞으로 해남군 지역 쇼핑몰인 해남미소나 해남 8경 그리고 해남군의 주요 정책 등을 홍보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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