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더니 이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라는 불청객이 전남을 비롯해 전국 농장에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병원성 AI는 지난달 30일 전북 전주의 한 농장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3일 고흥, 7일에는 무안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발생된 AI H5 항원이 고병원성으로 확인됐다. 올 겨울 들어 도내에서는 2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전남도는 이에 따라 김영록 도지사 주재로 긴급재난대책 회의를 갖고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김 지사는 "AI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얼마나 철두철미하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방역의 성패가 달려있다"면서 "농장주와 근로자 특히 외국인 근로자까지 포함해 철저히 방역수칙을 지키도록 하고 계열사의 책임도 강화토록 하라"고 말했다.

이처럼 전남에서 AI가 잇따라 발생하자 해남에서도 방역 차단에 비상이 걸렸다. 해남에서는 지난해 12월 송지의 한 오리농장에서 5년 10개월 만에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당시 3만 6000마리 오리를 예방적 살처분(안락사)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해남군은 AI 확산 우려가 높아지자 방역 차단에 온힘을 쏟고 있다. 감염 개체를 조기 발견하기 위해 산란계·토종닭 농장에 대한 검사를 월 2회로 늘리고, 오리농장은 매주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철새도래지 인근의 농장 5곳을 중점방역관리 농가로 설정해 환경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출입통제 안내판을 설치하고 출입로에 생석회 도포와 방역장비를 투입해 소독을 하고 있다.

해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인 고병원성 AI는 치사율이 100%에 달하기 때문에 피해가 막심하다. 지난 겨울에도 전국에서 75건이 발생해 660만 마리를 살처분했으며, 전남은 해남을 비롯해 30건의 확진 사례가 나와 282만 마리를 살처분하기도 했다.

AI는 일단 바이러스가 퍼져나가면 차단에 어려움이 많은 만큼 초동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내년 1월까지 고천암호 등에는 겨울 철새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가용 가능한 행정력을 쏟아 초동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농장주들의 적극적인 예방활동도 중요하다. 출입 차량과 사람에 대한 세척과 소독을 철저히 하고 축사 내 야생동물의 이동도 막아야 한다. 축사 내외부에 대한 수시 청소도 필요하다. 매년 찾아오는 AI는 어찌보면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긴 하지만 민관이 힘을 합쳐 차단방역에 최선을 다한다면 충분히 극복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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