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창고 없는 농가 '장사진'
신선도·비용 절감 등 큰 도움

▲김철규 조합장이 저온저장고에 보관된 절임배추 박스를 화물차로 싣는 작업을 돕고 있다.
▲김철규 조합장이 저온저장고에 보관된 절임배추 박스를 화물차로 싣는 작업을 돕고 있다.

문내면에서 절임배추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명남 씨. 1년에 몇 달 사용하기 위해 비싼 저온저장고를 마련하기 힘들다 보니 절임배추가 썩는 걸 방지하기 위해 하루 700박스씩 다음날 택배로 나갈 물량만 작업을 하고 공장 창고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판매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문내농협에서 저온저장고를 무료로 개방하면서 신선도 문제가 해결돼 하루 2000박스 이상씩 생산과 저장이 이뤄지며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이 3배나 늘었다.

이명남 씨는 "온도가 높아지면 배추가 갈색으로 변하는 등 품질이 떨어져 오랫동안 창고에 놓아둘 수 없는데 농협에서 저온저장고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택배영업이 안 되는 토·일요일은 공장 문을 열지 않아도 돼 인건비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문내농협이 개인 냉동창고가 없는 절임배추 생산 조합원들을 위해 지난해부터 저온저장고를 무료로 개방하고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문내농협은 지난달 15일부터 한 달간 농산물산지유통센터 내 저온저장고 7칸 총 400평 중 4칸 200평을 절임농가에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특히 토요일과 일요일 등 택배영업이 없는 날에 이곳에 절임배추를 보관하기 위해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화물차 여러 대가 한꺼번에 몰려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저온저장고마다 절임배추가 가득 차는 등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농협 측은 농가에서 절임배추를 차로 싣고 오면 지게차와 파레트(물품 운반대)도 제공하고 있다. 농가들은 절임배추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고 냉동시설 설치와 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데다 저온저장고에서 나온 품질 좋은 배추로 홍보할 수 있는 1석 3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농협 측에서는 이 시기에 수확되는 농산물이 적어 저온저장고가 일부 비게 되는 문제를 조합원을 위해 환원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셈이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문내농협 김철규 조합장은 "예전에 절임배추를 해봤기 때문에 냉동창고가 없는 농가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무료 개방에 나섰다"며 "조합원들의 편의와 매출 증대는 물론 해남 배추가 신선하고 정성스럽게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전국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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