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원 들여 생태정원도시 조성
공공녹지에 정원가도·수변정원 등
정주인구 성과 없이 혈세투입 우려

4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산이면 솔라시도 기업도시 구성지구내 공공녹지를 개발·정비한다는 '서남해안 생태정원도시 조성사업' 계획이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통과했다.

632만평 허허벌판에 관광, 주거, 일자리, 의료 기능을 갖춘 3만6600여 명이 거주하는 도시를 건설한다는 솔라시도 기업도시 구성지구 사업은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초기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정주인구 유입에 이렇다 할 성과를 못내는 상황에서 공모사업만 몰아주고 있다는 의견이 충돌하며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남군은 지역거점 스마트시티 조성, 청년창업지원센터, 수산양식 기자재클러스터, 김치원료 공급단지, 탄소중립 에듀센터, 녹생융합 클러스터, 기후대응 도시숲 등 각종 공모사업 대상지로 솔라시도 단지를 선택하고 있다.

또한 최근 400억 원을 투입해 공공녹지에 소공원 등을 조성한다는 서남해안 생태정원도시 조성사업이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통과해 군은 3회 추경에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비 13억원을 반영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서남해안 생태정원도시 조성사업은 지난해 윤재갑(더불어민주당, 해남·완도·진도) 국회의원이 산림청에 제안해 올해 첫 실시된 사업이다.

솔라시도 기업도시에 조성되는 공공녹지 중 30만㎡에 정원가도, 수변정원 등 정원 속 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군에서 사업을 구상해 전남도와 정부로부터 승인을 얻는 절차가 아닌, 반대로 산림청에서 해남군으로 내려온 사업이다 보니 예산은 통과됐지만 정확한 사업계획은 수립되지 못한 실정이다.

사업비 400억 원은 국비 200억 원, 도비 60억 원, 군비 140억 원이다.

사업은 오는 2027년까지로 솔라시도 기업도시 시행사가 도로 등 기반조성을 마치면 해남군이 공공녹지 조성에 들어갈 계획으로 내년에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지방재정투자심사는 지방재정법에 따라 200억 원 이상 신규사업에 대해 정부부처에서 예산편성 전 사업의 타당성과 효율성을 심사하는 제도다.

군 관계자는 "도로변이나 도로와 건물 사이 완충녹지 등 소공원 형태로 기업도시 특색에 맞게 조성할 계획으로 설계 과정에서 다양한 계층의 군민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며 "솔라시도 기업도시로 들어오고, 살고 싶도록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이 각종 공모사업을 솔라시도에 집중하며 수백억 원의 혈세가 투입될 예정이지만 정작 사업시행사에서는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군은 각종 공모사업뿐만 아니라 구성지구 내 RE100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이곳에 관련 기업을 유치코자 인근 부동지구에 태양광집적화단지도 추진하고 있으며 기업도시 인근에 위치한 영암호를 복합 해양레저관광 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해 전남도, 영암군, 기관, 대학, 기업 등과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또한 사업시행사가 기업도시 내 곳곳에 하늘정원, 물의정원, 별빛정원, 대지의 정원, 달빛정원, 바람의 정원, 길 정원 등 구성구경(九星九景)을 주제로 9개 정원을 조성하고 있어 군이 4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산이면에 사는 A 씨는 "정부와 자치단체에서 예산을 쏟아부으면 여러 시설이야 들어서겠지만 정작 기업도시에서 집 짓고 거주하려는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다"며 "산업단지들처럼 낮에만 일하는 사람이 다니고 저녁이나 주말에는 불 꺼진 유령도시가 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없는 한 혈세 투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회 추경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군의원들은 생태정원도시 조성 이후 유지·관리에 또 다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만큼 이는 기업도시 시행사에서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민찬혁 의원은 "생태정원도시의 규모나 면적이 상당할 것으로 보여 시행 후 유지관리 비용에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 수혜자인 기업도시 시행사가 유지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경매 의원도 "유지관리에 MOU(양해각서)가 아닌 법적 구속력이 있는 MOA(합의각서)를 체결한 후 사업이 실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089만㎡(632만평)에 달하는 사업부지를 조정, 일부 부지를 우량농지로 조성해 지역주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솔라시도 기업도시가 목표로 하는 정주인구 3만6600여 명은 지난 10월 말 기준 해남읍(2만3918명), 송지면(5732명), 황산면(4379명), 북평면(2599명)을 합친(3만6628명) 규모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