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2차 어르신 문화사업 참여
작품 성취감에 우울증도 해소

▲구교 그랜마들이 지난달 28일 주공2차 아파트 내 나무들에 양말목 공예로 만든 옷을 입혀주고 사진을 촬영했다. 
▲구교 그랜마들이 지난달 28일 주공2차 아파트 내 나무들에 양말목 공예로 만든 옷을 입혀주고 사진을 촬영했다. 

해남읍 주공2차 아파트 어르신들이 양말목 공예로 활기찬 노년을 보내는 한편 지난달 28일에는 재능기부로 양말목으로 나무 옷을 만들어 아파트 단지 내 나무에 입혀줌으로써 동해 예방에 나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공2차 아파트 어르신들은 '해남, 마을에 문화를 피우다' 해남군 지역문화활력촉진사업으로 양말목 공예를 배우고 있다. 양말목은 양말 몸통과 발쪽 끝 부분 천을 이을 때 나오게 되는 부분으로 그동안 버려지는 산업폐기물이었지만 공예를 통해 재활용되면서 환경보호를 할 수 있는 업사이클링 공예로 각광 받고 있다.

올해로 2년째 지역문화활력촉진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주공2차 아파트 14명의 어르신들은 김설애 강사 등으로부터 양말목 공예를 배우며 가방, 매트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었다.

'구교 그랜마'(Gugyo Grandma·구교리에 사는 할머니들)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수업은 지난 10월부터 매주 화·목요일 하루 3시간씩 실시됐다. 총 17회로 진행된 수업에 결석이 한 명 없을 정도로 구교 그랜마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 사업은 김설애 강사가 직접 기획해 공모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올해 초급자 딱지를 떼고 중급 과정에 들어간 구교 그랜마들은 보다 의미 있는 활동에 나서기로 뜻을 모으고 수업을 통해 나무 옷 40여개를 만들었다. 겨울을 앞두고 가로수에 볏짚 옷을 입히는 것 같이 아파트단지내 나무들에 옷을 만들어 입혀주는 재능기부에 나선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형형색색의 양말목 공예작품들은 지난달 28일 마지막 수업을 기념하며 나무에 입혀졌다. 지난해에는 직접 만든 작품들을 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하는 시간도 가졌다.

구교 그랜마는 올해는 양말목 공예뿐만 아니라 재생종이로 만들어진 밴드를 활용해 가방 등을 만드는 재생종이밴드 공예, 등나무 줄기를 엮어 바구니 등을 만드는 라탄 공예 등 다양한 수업을 받으며 활력을 찾고 있다. 자신의 손으로 공예 작품을 만든다는 성취감으로 우울증도 해소되는 등 삶의 질도 높이고 있다.

구교 그랜마들은 "매일 노인정에 모여도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었는데 지금까지 참여해본 여러 수업 중 가장 알차고 재미있다"며 "내년에도 수업이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설애 강사는 구교 그랜마들이 올 한 해 만든 작품들을 사진 찍어 도록으로 엮어 내는 작업에 들어갔다.

김 강사는 "노인이라고 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없는 것이 아닌 기술을 배우며 재미를 느끼고 더 나아가 주변 지인들에게 배운 것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예술가 할머니'로 성장하시도록 돕는 게 목표다"며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구교문화공동체의 도전이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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