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안정대책 실패로 돌아가
어설픈 목표에 혼란만 부채질

정부가 쌀 수확기 이전 공언했던 산지 쌀값 20만원 선이 무너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15일자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은 20㎏들이 한 포대에 4만9820원을 기록했다. 80㎏들이로 환산하면 19만9280원이다.

지난달 5일 올해 신곡 가격(5만4388원)이 발표된 이후 그동안 5만원 선을 한달 동안 유지했지만 계속 하락세를 보이더니 결국 이번에 5만원 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정부는 지난 4월 올해 수확기 산지 쌀값이 80㎏들이 한 가마당 20만원대가 되도록 수급 안정대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산지 쌀값이 가파르게 떨어지자 공공비축용 산물벼 12만톤 전량 인수, 정부 비축 구곡 40만톤 사료용 판매 등 대책을 내놨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이같은 가격 하락은 쌀 수요량이 줄면서 과잉 공급 논란으로 재고 부담이 커진데다 내년 단경기(5~7월) 쌀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쌀값을 너무 긍정적으로 내다보며 시장격리 조치 없이 올해산 공공비축용 벼 매입물량을 지난해보다 5만톤 적은 40만톤으로 줄인데다 최근 물가 안정을 명분으로 시장 개입 의사를 강하게 밝히며 오히려 쌀값 하락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최근 쌀 가격 하락과 관련해 산물벼 12만톤 전량을 매입하고 벼 12만톤을 시중에 공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또 정부가 매입해 놨던 양곡 40만톤은 내년에 사료·주정용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농협중앙회도 지역농협에 무이자 벼 매입자금 3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쌀 생산량은 370만2000톤으로 지난해보다 6만2000톤, 1.6% 감소했지만 수요량 감소와 정부의 잘못된 정책 등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농민들의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농민단체들은 자재값과 비룟값, 인건비 폭등으로 지난해 농가의 평균 실질농업소득이 949만 원에 그쳐 전년 대비 340여만 원 떨어진 상황에서 쌀값 하락이 계속된다면 생계 자체가 위협받게 된다며 80kg 한 가마에 26만원이 보장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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