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록 동의 없이 발제문 기재
토론자에 전날에야 자료 전달

이날 토론회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먼저 산이 주민들이 모여 자체적으로 실시한 회의 내용이 주민들의 동의 없이 산이면 사례로 발제문에 기재된 것에 대해 마찰을 빚으며 당초 오후 2시에 시작될 예정이던 포럼이 40여 분 지연됐고 2부로 마련된 지정토론은 열리지도 못했다.

특히 군은 재생에너지와 해남미래발전 포럼이 해남군내 전반적인 태양광 이슈에 대한 공론회장이라 밝히고 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부동지구 태양광집적화단지 추진을 위한 포럼이라는 인식이 파다하다 보니 군과 주민들 사이에서의 불신도 아직 팽배한 실정이다.

이날 정거섭 산이면농민회장은 포럼 시작 전 "산이면 부동지구 태양광집적화단지에 대해 산이면 각 마을 임원과 사회단체장들이 모여 공무원 없이 주민들끼리 이야기 나눠보자고 회의를 가졌는데 이날 회의내용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어떻게 발제문에 기재될 수 있느냐"며 "포럼도 부동지구와 상관없다 이야기하지만 지금까지 2500여 개 태양광 허가를 내주면서 이런 자리가 없다가 태양광집적화단지를 추진하면서 포럼을 여는 만큼 별개로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군은 포럼 참석자들에게 배부됐던 발제 자료를 수거해 회의내용이 담긴 부분을 찢어낸 후 다시 배부하는 해프닝 아닌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회의자료를 발제문에 쓴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재발 방지도 약속드린다"며 "포럼도 주민들을 설득하고 압박하기 위한 것이 아닌 궁금한 점을 해결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다"고 말했다.

실랑이 끝에 포럼은 40여 분 만에 시작됐지만 2부로 마련된 지정토론을 두고 또 다시 문제가 제기됐다.

산이 부동 공동대책위 관계자들이 토론회 내용, 시기 등에 대해 사전에 주민들과 협의가 없는 상황에서 먼 곳까지 많은 사람들이 온 만큼 1부는 발제를 들었지만 2부까지 진행되면 갈등이 더 유발될 수 있다며 다음에 다시 시간과 장소를 정해 진행하거나 아니면 보이콧하고 포럼장을 나가겠다고 밝힌 것. 여기에는 부동지구 태양광집적화단지에 대한 산이면내 의견도 모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 주장들이 난무하면 자칫 산이면이 찬반으로 갈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깔려있었다.

또한 2부 지정토론자들에게도 이번 포럼 자료가 하루 전 저녁에야 전달됐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결국 2부로 마련된 지정토론은 취소된 채 지정토론자를 비롯해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자신들의 의견을 말하고 포럼이 종료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행정과 주민들 간 여전히 불신이 쌓여있는 만큼 해남군과 전남도, 산이 대책위가 정기적으로 만나 정확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할 것, 태양광집적화단지에 대해 해남군이 백지상태로 주민들과 소통해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 등이 제안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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