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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이라는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제목만 보면 언뜻 풋풋한 사랑 이야기 같지만, 1979년 10월 26일부터 이듬해 5월까지 일어난 수많은 민주화운동을 뜻하는 '서울의 봄'이다. 이는 1968년 구 소련의 간섭에서 독립하려 했던 체코슬로바키아 '프라하의 봄'에 비유한 것이다.

'내부자들'과 '남산의 부장들'을 만든 제작사의 작품이면서 굵직한 연기파 배우들이 등장해 벌써 화제다. 앞선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대통령 서거 뒤 금고에 숨겨진 금괴와 스위스 은행 계좌를 몰래 들고 빠져나가는 보안사령관 전두혁의 눈빛으로 막을 내렸다. 그로부터 이어지는 영화가 '서울의 봄'이다. 영화는 12월 12일을 주목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던 그 날이다. 나라의 운명을 바꿔버린 그 날 밤 감춰진 9시간의 비밀이 그려질 예정이다.

영화는 꽤 사실적이다. 하지만 등장인물의 이름이 전작들처럼 전두광과 노태건으로 나온다. 김성수 감독은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사용하는 건 무관하지만 각색을 통해 변형시킨 인물이라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평론가는 영화의 시대가 가까울수록 여전히 생존한 인물들도 있기에 불필요한 논란과 시비를 피하기 위한 선택이었을 거라고 말한다.

'서울의 봄'은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다. 12월 12일, 그날 밤의 이야기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피를 흘렸고, 그 또한 역사의 평가를 받게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요즘 전두환 정권 시절 악명높던 언론탄압 이슈가 재등장하고 있는 상황에 정치권의 설왕설래로 인해 그 의미가 퇴색되어서도 안 되겠다.

영화 예고편 마지막 대사는 이렇다.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서울의 봄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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