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남임 (청년로컬문화크리에이터연구소)

2023년이 이제 달포 정도 남았다. 이번 주는 수능이 있으나 예년처럼 춥지는 않은 듯 싶다. 해마다 수능 날은 왜 그리 추운 건지. 오랫동안 배움을 통한 시간을 정리하는 수능. 수능생만큼이나 괜히 긴장되는 시간이다. 모든 수능생들을 응원한다. 수능이 인생의 길을 열어주는 열쇠같은 것은 아니지만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혹은 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정말 고생 많았다. 새로운 세상으로의 첫걸음을 환영한다.

한 해가 마무리되어 가는 11월부터는 생각이 많아진다. 한 해 동안 해왔던 것들을 생각하며 무엇을 했는지, 어떤 것들이 한 해 동안 기억에 남는지 많은 생각과 함께 고민들이 생긴다.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려 고민할 때는 정말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다양한 방안을 고민한다. 2023년에도 다양한 일들을 했다. 환경교육을 통해 학생들을 계속 만나오고 있으며 환경그림그리기 대회, 전시회, 지역민과 함께 하는 교육, 해안정화활동, 줍깅 등 다양한 일들을 하면서 작년보다는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함께 해주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우리는 작은 행동으로 변화를 이끌어내기를 바라며 활동하고 있다. 함께 활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변화가 더 빠르게 나타날 것이다. 얼마 전 만난 환경활동가는 농촌의 쓰레기를 가지고 전시활동을 하는 활동가였다. 우리 주변의 쓰레기를 예술로 승화시킨 활동가를 만나고 나서 또 하고 싶은 것이 늘었다.

벌써 2024년의 트렌드가 뽑혀 책으로 나왔다. 2023년을 다 보내기도 전에 내년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니. 설렘보다는 약간의 슬픔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이제는 인간이 무엇을 열심히 하는 시대를 벗어나 인공지능의 시대가 왔다. 챗GPT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AI(인공지능) 서비스 챗GPT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물었을 때 모든 정보를 종합해 결과물을 내놓는다.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에도 챗GPT를 이용한다면 금세 글을 뚝딱하고 써내주기도 한다.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처음에는 신기함을, 시간이 지나자 당연하다고 느끼며 살게 되는 것 같다. 상상만 하던 인공지능의 쓰임새가 우리의 삶 속으로 한 걸음 훌쩍 가까워졌다. 이미 고객 서비스·의료·교육·제조 등 다양한 산업에서 기존의 방식을 대체하거나 개선하고 있다. 그러나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정보가 필요하기에 무작위적 수집에 의한 개인의 사생활과 저작권 침해 등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다양한 이슈들이 있었지만 2023년 경영 활동의 핵심 목표로 부상한 ESG 전략은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내는 계기가 되었다. 유난히 무덥고 비가 많이 내린 2023년의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환경문제가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을 만들었다. 이에 환경 위기를 극복하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산업의 변화로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사회적가치를 더하는 ESG 혁신이 단연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왔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도 ESG 혁신이 활발하게 적용된 2023년이었다. 작은 변화들이 보여졌던 한 해였다.

11월은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이다. 내가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그리고 이 일을 다음 해에도 이끌어 가야 하는지 정말 많은 고민이 있는 시기이다. 그러나 지쳐있기에는 또 시간이 매우 아깝기도 한 시기가 11월인 것 같다. 아직 한 해의 마지막이 오지 않았으니 더 알찬 2023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일 지도 모른다. 2023년이 끝나기 전에 또 다른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한두 번의 행사가 아닌 지속가능한 활동을. 우리는 어느 순간 자극적인 것들에 익숙해지고 있다. 자극적이지 않고 지속가능한 것들을 늘려나가려 한다. ESG도 챗GPT도 넘어선 해남다움이 넘치는 지속가능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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