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도로가 내려앉아 말썽이다. 시대가 어느 때인데 도로를 그렇게 만들고, 관리를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것인지 비판이 커지는 것도 당연하다.

문제가 되는 도로는 해남읍 희망원에서 남외교를 잇는 300미터 구간의 도시계획도로로 흔히 희망원 옆길로 불리는 곳이다. 공사비 4억5000만원을 들여 지난 2021년 6월 말께 준공됐다. 구교리와 북부순환로를 바로 잇는 구간이어서 이용 차량도 많다.

그런데 도로 구간 일부에 눈으로 확인될 정도로 심각한 침하 현상이 발생해 평탄해야 할 도로가 울퉁불퉁한 도로로 전락했다. 이 때문에 운전자들이 중앙선을 넘어 피해가거나 인도에 바짝 붙어 운행하고 있다. 초행길이나 길이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의 경우 사고위험도 상존하고 있다. 날씨가 좋지 않거나 야간운전 때 '쿵'하고 내려앉는 느낌은 일종의 공포심으로 다가올 수 있다. 게다가 겨울철 눈이 내리고 도로가 미끄러우면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지반이 폭삭 내려앉는 싱크홀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싱크홀의 전조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든다.

이 도로는 준공 후 두 달 만에 노면 침하의 문제가 발생해 하자보수를 했는데 이번에 2년 만에 다른 쪽이 내려앉았다. 2년 전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준공날짜를 제대로 맞추지 못했고 다시 불량논란이 일면서 총체적으로 시공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게다가 해남군의 관리 부실은 더 큰 문제이다. 이번 도로 침하의 경우 지난 3월 민원이 제기돼 해남군이 해당 업체에 하자처리를 요구했지만 공문이 아닌 유선으로 요청했다고 한다. 또 조치하겠다는 말만 믿고 미적거리다 결국 하자보수 보증기간인 2년을 넘기고 말았다. 문제를 알았는데 업체에 질질 끌려다니다 하자보수처리도 제대로 못했고, 6개월 동안 대책 마련도 하지 않은 채 방치한 것이다. 이런 사이 애꿎은 군민들만 울퉁불퉁하고 위험한 도로로 내몰린 셈이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해남군은 문제 구간 노면을 잘라 재포장하고 내년 상반기에 예산을 반영해 전체 노선에 대해 포장을 하기로 했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군민 세금으로 감당해야 한다.

이번 문제를 그냥 덮고 가기보다는 준공 과정부터 꼼꼼히 살펴 시공이나 도로 관리에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다시 점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본 중 기본인 도로행정이 부실행정의 표본이 되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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