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일부 군의원 등 기자회견
일각에선 정치적 계산 주장도
박 전 원장 "겸손하게 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지방의원들이 지난 7일 주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지방의원들이 지난 7일 주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지방의원들이 내년 총선에 해남·완도·진도 선거구 출마를 선언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을 향해 위압적인 막말을 즉각 중단하고 정중히 사과할 것을 비롯해 불출마 선언까지 요구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내년 4월에 실시되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 유력 후보인 윤재갑 국회의원 진영과 박지원 전 원장 진영 간의 마찰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편 가르기, 조기 선거 과열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 15명은 지난 7일 해남군의회 1층에 위치한 주민소통실에서 결의문을 채택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번 결의문에는 전남도의회 김성일(해남1)·박성재(해남2)·신의준(완도) 의원과 해남군의회 김석순·서해근·김영환·박상정·민홍일·민찬혁·이기우·이상미 의원, 완도군의회 최정욱·박성규·박병수·지민 의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박 전 원장의 말투가 너무 고압적이고 협박성 발언을 서슴지 않게 내뱉고 있어 본인이 자랑스럽게 발언한 민주당 상임고문이라는 직책에 걸맞는 언사인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며 내년 총선에 똘똘 뭉쳐도 압승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들에게 협박과 회유가 들어오고 심지어 지방의원 간에 편 가르기가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지방의원에게 "줄 똑바로 서", "두고 볼거야" 등 협박성 발언을 각종 행사장에서나 유선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 또한 지난 4일 열린 해남미남축제장에서도 해남군의회 김석순 의장에게 "야, 김석순 의장, 나 민주당 상임고문인데 그렇게 하면 안돼. 앞으로 두고 볼거야"라는 협박에 가까운 말을 뱉어냈다는 것이다.

또한 행사장에서 소개, 좌석 배치, 프로그램 참여 등 여타 예상 후보들과 비교할 때 보편·타당성이 없는 대우를 받고 일부 지역에서는 마이크를 사용, 인사말을 하게 하는 등 과도한 수행원들의 의전은 선거법 위반은 물론 행사 질서를 어긋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당의 상임고문이라면 자기 지역을 위해서 열심히 봉사하고 있는 지방의원을 격려하고 위로는 못할지언정 기득권을 갖기 위해서 하는 형태를 보면서 민주당을 사랑하는 지방의원으로서 화가 너무 치밀어온다고 말했다.

이들은 박지원 전 원장에게 수모적인 언사를 즉각 중단하고 정중히 사과할 것, 조기 선거 과열을 부추기는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당 원로로서 모범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할 것 등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날 채택한 결의문은 민주당 전남도당과 중앙당에 전달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자회견과 관련해 사적인 관계 속에서 했던 이야기들이 침소봉대된 측면도 있고 아직 당내 경선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불출마를 요구하는 것이 정치적 계산에 따른 행동으로 비쳐진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한 군민들이 지켜보고 있는데도 미남축제장을 빠져나간 행동을 덮기 위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지원 전 원장은 지난 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남·완도·진도 군민들을 위해 겸손하게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