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공동체가 뛴다

7일 군민광장 어울림 한마당

10개 우수사례 발표회·시상식도

올 한 해 마을공동체와 으뜸마을에서 펼칠 성과를 군민들과 공유하는 마을공동체 어울림 한마당이 오는 7일 군민광장에서 열린다. '함께 만드는 즐거운 변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마을공동체의 다양한 전시·체험부스가 운영되며 10개 우수 공동체 및 으뜸마을 사례 발표와 시상이 있게 된다. 또 11개 공동체가 풍물, 합창, 민요, 연극, 바이올린 연주 등 장기자랑을 선보이고 마산 금자어울림공동체는 특별공연으로 전통혼례식 시연을 한다.

우수사례 발표회는 이날 오전 문화예술회관 다목적실에서 열리며, 2부 행사로 기념식과 부스 운영, 공연 등은 군민광장에서 진행된다.

10개 우수 공동체 및 으뜸마을은 삼산면 한마음신기, 화산면주민자치위원회, 현산면 분토마을회, 마산면 금자어울림공동체, 화원면 목장사회적협동조합(이상 마을공동체), 북일면 월성마을, 옥천면 청룡마을, 계곡면 장소마을, 산이면 금호마을, 문내면 서하마을(이상 으뜸마을)이다. 해남에서는 올해 마을공동체 68곳, 으뜸마을 159곳 등 227개 공동체가 활동하고 있으며, 우수 마을공동체와 으뜸마을로 선정된 10곳 가운데 마을공동체 3곳과 으뜸마을 1곳을 소개한다.

 

'너븐네 장터'열어 특산품 판매

△삼산면 한마음신기=70여 명에 이르는 주민들의 터전인 신기마을은 면 소재지로 대흥사를 찾는 관광객이 오가는 길목에 위치한다.

올해 2년 차 공동체 활동으로 마을에 위치한 1100여 평의 소나무숲 공터에 마을장터를 운영했다.

장터 이름은 '너븐내 삼산장터'로 정했다. '너븐내'는 넓은 삼산천 냇가에서 따왔다. 장터 개장에 앞서 곡성 뚝방마켓과 구례 늘장을 다녀오고 잡초제거, 꽃 심기 등 먼저 기반을 다졌다. 이어 장꾼을 모집해 역할 분담을 하고 주말인 5월 13일 '싱싱한 농산물, 재미있는 숲놀이' 주제로 첫 장터를 열었다.

이날 10여 개의 텐트에서는 묵, 잡곡, 야채전 등 마을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농산물 가공품이 전시·판매되고 즉석에서 열무김치, 배추김치를 만들기도 했다. 7월 말에 열린 2차 장터에는 '건강한 여름 신나는 물놀이' 주제로 토종 닭죽이 선보였고 열무, 양파, 고추, 옥수수 등 농산물과 인절미, 장아찌 등 가공품 등이 나왔다. 9월의 3차 장터는 팥죽이 각종 농산물과 함께 손님을 맞이했으며, 오는 18일 4차 장터도 예정되어 있다.

한마음신기 공동체 김혜영 대표는 "동네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마을 장터에 참여하면서 소통하는 자리가 됐다"면서 "인근 마을 주민은 물론 타지에서도 찾아와 기대 이상의 관심을 보여 보람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앞으로 공동체 활동의 일환으로 소나무숲 옆에 방치된 옹달샘 복원도 계획하고 있다.

 

전통혼례·한지공예로 옛것 되살려

△마산 금자어울림공동체=지난 3월 중순 봄볕이 내리쬐는 어느 주말에 마산면 금자마을은 300여 명의 하객으로 북적였다. 이 마을에서 50년 만에 전통혼례식이 열린 것이다. 이날의 주인공인 신랑·신부는 14년 전 금자마을에 터전을 잡았으나 여러 사정으로 정식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이다. 이날 전통혼례식은 전남 마을공동체 활동지원사업으로 선정돼 예식비용 일부를 지원받아 이뤄졌다.

이곳에서는 또 다른 전통체험 사업도 펼쳐졌다. 농촌마을 특성상 고령층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전통 한지를 이용해 찻상을 만드는 한지공예이다. 15명의 참여 주민들은 마을회관에서 10차례에 걸쳐 외부 강사를 초청해 교육을 받고 찻상에 한지를 붙이고 산뜻한 한지 찻상을 만들어냈다. 한지공예 희망자 모집에 나서자 정원보다 훨씬 많은 주민이 지원하는 바람에 80세 이하로 규정을 만들어야 했다. 한지를 재단하고 붙이는 작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마침 장마철이어서 한지에 곰팡이가 생겨 다시 작업을 하기도 했다.

금자마을 이장을 맡고 있는 김연심 금자어울림공동체 대표는 "전통이라는 큰 틀에서 혼례와 한지공예를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하게 됐다"면서 "특히 한지공예는 고령층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효과가 있어 큰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전통혼례를 이어가고 싶지만 정작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가 마땅하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 대신 전통결혼식이 열렸던 마을 앞 공원에 전통혼례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 생각도 갖고 있다. 또한 전통을 되살리는 다양한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매주 네 차례 점심 함께하며 정 나눠

△현산 분토마을회=분토마을은 40명 가까운 주민 가운데 80% 정도가 나홀로 생활한다.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는 식사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에서 하루 한 끼는 함께 모여 식사도 하고 담소도 나눌 자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여 올해 처음으로 식사돌봄사업에 나섰다.

지난 3월 말 '분토마을천원행복식당'이 문을 열었다. 행복식당은 매주 3일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이 모여 점심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여기에다 농번기 급식비를 합쳐 실제 매주 4일간(월~금) 점심을 함께 하고 있다. 점심 준비는 부녀회 주관으로 여성 노인회원 2명 등 3명이 당번제로 맡는다. 식대 명목보다는 식사를 준비하는 당번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봉사료 명목으로 1000원씩 낸다.

매일 달라지는 한 끼를 준비하는 식자재 비용은 대략 10만원이다. 이달 말까지 계속되는 식사돌봄사업에 800만원의 보조금이 지원되고 있으며, 이는 한 끼에 7만원꼴이다. 부족한 비용은 마을 기금이나 주민 자녀들의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생일을 맞은 주민에게는 생일잔치도 마련해주고 있다.

분토마을회 신영주 대표는 "정기적으로 식사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통을 하게 되고 홀로 사는 노인들의 돌봄 사각지대도 해소되며 삶의 질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담장 도색·화단 조성해 산뜻하게 변신

△계곡면 장소마을=장소마을은 여느 농촌처럼 70여 명의 주민 가운데 70대 이상 고령층이 절반을 훨씬 웃도는 50여 명에 달한다. 으뜸마을 2년 차를 맞아 빛바랜 담장과 대문을 도색하고 화단에 꽃을 심어 화사한 마을로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우선 지난 3월 주민 40여 명이 참여해 1㎞에 이르는 마을 길 담장을 물로 깨끗이 씻어내고 연파란색 등 두 가지 색깔로 도색작업을 했다. 페인트가 벗겨진 대문도 산뜻하게 변했다. 나이 든 어르신들이 직접 페인트칠을 하는 게 쉬운 작업은 아니었으나 땀을 흘리며 공동작업을 하다 보니 끈끈한 정도 생겨났다. 마을회관 뒤에 자리한 화단에 꽃을 심는 작업은 여성들의 몫이었다. 50평 정도의 화단은 마을정원으로 이미 조성됐던 터라 나무 사이의 빈터에 3~4종의 꽃을 심었다. 이들 2개 사업에 모든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공동체 정신도 되살아났다.

으뜸마을 사업은 귀농 9년 차인 신창열 이장이 주도했다. 50대로 마을에서 젊은층에 속하는 신 이장은 올해로 3년째 이장을 맡고 있다.

신 이장은 "마을 담벼락을 세척하고 본드를 칠한 후 도색하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았으나 높은 참여율에 공동체 정신도 쌓이게 됐다"면서 "산뜻해진 마을을 보고 어르신들이 격려하는 말씀이 보람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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