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을 넘어 다시 30년'퍼포먼스
생존권·민주주의·통일농업 선도

▲해남군농민회 30년사 출판기념회에서 공로패를 받은 민인기 전 해남신문사 대표와 농민약국 김은숙 약사. 가운데는 이무진 해남군농민회장.
▲해남군농민회 30년사 출판기념회에서 공로패를 받은 민인기 전 해남신문사 대표와 농민약국 김은숙 약사. 가운데는 이무진 해남군농민회장.
▲해남군농민회 역대 회장단이 지난 1일 카멜리아 웨딩홀에서 열린 해남군농민회 30년사 출판행사에서 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다.
▲해남군농민회 역대 회장단이 지난 1일 카멜리아 웨딩홀에서 열린 해남군농민회 30년사 출판행사에서 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다.

"삼천만 잠들었을 때 우리는 깨어 배달의 농사 형제 울부짓던 날"(농민가 일부)

농민이 이 땅의 주인임을 당당히 외친 해남군농민회가 창립 33주년을 맞았다.

해남군농민회(회장 이무진)는 지난 1일 해남읍 카멜리아 웨딩홀에서 농민회 30주년을 기념하는 '해남군 농민회 30년사 출판행사'를 가졌다. 코로나19 여파로 30주년 행사가 이날 뒤늦게 열렸다.

이날 행사는 농민과 농업인단체장, 사회단체장, 농·수·축·산림조합장, 지역정치인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우리나라 농민운동의 시초가 된 해남군농민회의 창립 30년과 30년사 책 출간을 축하하고 앞으로도 농민들을 위해 앞장서 나갈 것을 다짐하는 자리가 됐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해남YMCA 총무를 역임하며 80년 군사독재 시절 농민들의 역사의 주체가 되길 바라며 1990년 해남군농민회 창립에 큰 역할을 한 민인기 전 해남신문사 대표와 농촌의 열악한 의료문제를 해결하며 잘못된 사회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농민약국 김은숙 책임약사에 공로패가 전달됐다.

또 역대 회장단이 모여 창립 30년을 축하는 케이크 커팅에 나섰고 '30년을 넘어 다시 30년'이라는 카드 퍼포먼스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면 지회장들이 함께 한 창립 30주년 결의문을 통해 "지역소멸과 기후위기 시대 속에 해남군농민회가 농민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하고 농민들의 권리를 지켜나가는 파수꾼 역할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해남군농민회는 지난 1990년 9월 1일 창립했다. 1980년대 농민들의 오랜 굴레였던 수세 폐지 운동과 고추 전량 수매 쟁취 운동이 도화선이 돼 농민들로 하여금 연대의 필요성이 커졌고 수세 폐지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전국 농민대회가 여의도에서 열렸고 정부의 대대적인 탄압속에서도 창립의 깃발을 올렸다.

이후 쌀개방 저지, 수입농산물 저지, WTO, FTA 반대 투쟁 등 신자유주의 농정 반대 투쟁으로 농민들의 생존권을 지키는 데 앞장섰다. 또 의료보험 통합은 물론 도열병을 처음으로 재해로 인정받으며 농업재해에도 지역별 인정을 받는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냈다. 농민들에게 직접 지급하는 지원을 요구하며 직불금을 주장해 현재 공익직불이 확대됐고 해남에서는 농민수당이 전국 최초로 도입됐다. 박근혜 퇴진 촛불 운동과 세월호 특별법 개정, 백남기 농민 사망과 관련한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 시국대회 등 민주화를 위해서도 항상 앞장섰다. 2000년대 초반에는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농민통일대회에 참석하고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행사도 거행하는 등 통일농업 실현에도 힘을 기울여왔다.

이무진 회장은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농업과 농민은 천대받고 있고 농민을 위한 정책은 사라져 버렸다"며 "지난 30년 동안 그랬듯이 앞으로 30년도 농민이 이 땅의 주인인 세상을 만들고 농민이 대접받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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