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인접한 카페 경계 차원
미관 안 좋고 이미지도 훼손

▲해납읍 학동 소공원과 카페 사이에 철제 펜스가 설치돼 있다.
▲해납읍 학동 소공원과 카페 사이에 철제 펜스가 설치돼 있다.

학동 소공원에 지난 8월 설치된 녹색 철제 펜스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구교리 학동마을 앞 2610㎡(790평) 규모의 방치된 땅 위에 지난 2월 조성된 소공원은 150m 길이의 데크 산책로와 학조형물, 등의자, 벤치, 쉼터 등을 갖추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런데 공원이 조성된 지 6개월 만에 120m 길이의 철제 펜스가 설치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해남군은 공원부지 바로 옆에 지난 7월 한 카페가 문을 열었는데 공원과 카페 간 울타리 등 경계로 구분돼야 한다는 민원이 제기됐고 관련 법령 검토와 해당 카페 주인의 동의를 얻어 행정예고를 거친 뒤 펜스를 설치하게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해남군 관계자는 "카페 측이 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공원과 카페 사이의 흙수로 위에 나무 데크를 설치해 통로를 만들었는데 불법 점용에 공원시설이 사유화된다는 시비가 일었다"며 "공원녹지법에도 범죄 예방 등을 위해 공원과 사유 시설 사이에 경계시설이 필요하다고 규정돼 있어 법률 자문까지 얻어 펜스를 설치한 것이다"고 말했다.

해남군은 또 카페 측에 펜스 설치가 필요함을 알렸고 동의를 받아 흙수로를 메워 잔디를 심어 자연배수를 유도하고 그 자리에 펜스를 설치했는데 지난달 카페 주인이 펜스 한 칸을 없애고 다시 통로를 내 원상복구 요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고발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카페 측은 "취지에 공감해 동의했지만 공장에서나 쓰는 철제 펜스가 설치될 줄은 몰랐다"며 "경계 원목이나 홍나무가시 등 보다 자연친화적인 방법 대신에 공원과 어울리지도 않고 미관도 훼손하는 시설을 설치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전국 대부분의 도심공원이 시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공원에 담장이나 경계 시설을 허물고 열린 공간으로 변신하는 추세와도 역행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실제 해남공원과 서림공원의 경우도 인근에 아파트와 식당 등이 있지만 철제 펜스가 설치된 곳은 없는 상황이다.

해남군의 이번 조치는 법적으로는 별다른 문제가 없고 카페 측의 공원시설 훼손의 경우 벌금 등 처벌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원 조성 전에 이미 지난해 2월 공원부지 옆에 3층짜리 건물이 들어섰고 최근에 1층을 리모델링해 카페가 들어선 상황이다.

결국 해남군이 민원이 제기될 때까지 사유시설과 공원의 경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몰라 애초 공원을 조성할 때 자연친화적인 경계시설을 고려했어야 함에도 뒤늦게 민원 때문에 부랴부랴 조치에 나선 것이어서 공원과 어울리지 않은 시설이 들어섰다는 비판 또한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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