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13ha서 내달초 수확
밭 재배의 최고 80% 수준
내년엔 30ha로 확대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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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면 외호리 간척지에서 권길환 산막영농조합법인 대표가 수확을 앞둔 율무를 살펴보고 있다.

마산면 외호리 일대 간척지 논에서는 흑갈색 열매의 무게에 고개를 숙인 율무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전국에서 처음이자 올해로 4년 차 '간척지 율무' 재배가 시도되고 있다. 다음 달 5~10일께 예정된 수확은 필지별로 차이가 있으나 밭에서 재배한 수확량과 비교해 최고 70~8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절반의 성공'을 거둔 율무가 간척지 타작물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본격적인 보급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산막영농조합법인(대표 권길환)은 지난 6월 마산면 간척지 13.5ha(4만830평·200평 기준 204마지기)에 밭작물인 율무를 심었다. 올해로 4년 차인 율무 재배는 영산강사업단의 간척지 임대조건인 수도작(벼) 70%, 타작물 30% 비율에 따른 것이다. 타작물 재배는 쌀 생산량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정책에 따른 것으로, 해남에서는 논 콩이 많고 녹두, 수수 등의 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산막영농조합법인은 지난 2020년 간척지 타작물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율무를 선정해 시범재배에 나섰다. 지난 3년은 1~3ha에서 실패와 부분 성공으로 이어졌으며, 이를 경험으로 올해에는 재배면적을 크게 늘렸다. 육묘 활착률을 높이기 위한 포토 이앙기를 주문 제작하기도 했다.

권길환 대표는 "밭작물인 율무 재배는 배수와 제초작업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올해는 완전한 성공이라고 할 수 없지만 단위 면적당 최대의 수확량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간척지 율무는 밭에서 재배한 수확량의 70~80% 수준이면 성공이라고 본다. 작황이 좋은 논에서는 이런 목표를 달성했지만 50%를 밑도는 필지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권 대표가 간척지 타작물로 율무를 선택한 것은 토지의 형질을 변경하지 않아도 되고, 수확량에 차이는 있지만 물에 잠겨도 고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3ha에서는 제초작업에 실패해 고사하기도 했다.

이곳에서 재배된 율무는 작황이 좋은 데는 ha당 2.5~3톤의 수확이 예상되고 있어 총 수확량은 20톤 정도로 기대된다. 산막영농조합은 수확한 율무를 땅끝황토친환경영농조합이나 진도 효성농산 등 3~5곳에 판매할 예정이다. 판매 가격은 ㎏ 당 3000~5000원 수준이다.

권 대표는 "올해 율무 작황이 지난 3년과 비교해 가장 좋다"면서 "내년에는 2배 이상인 30ha로 재배를 늘릴 계획이며 산이나 계곡 등에서도 재배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남군농업기술센터도 올해 이곳에서 산막영농조합과 공동으로 3ha 면적에 율무 실증재배에 나섰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재배면적에 따라 작황에 큰 차이가 있어 본격적인 간척지 율무 보급은 아직 이르다"면서 "올해 경험을 토대로 내년에도 실증재배에 나서 보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이와 함께 전국에서 처음인 간척지 율무 재배에 대한 해남군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 대표는 "신규 사업인 만큼 농약이나 비료 구입비 지원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남군 관계자는 "영농비 지원은 기계장비나 유통시설 등이 주요 대상"이라며 "다른 작목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있으나 전국에서 처음 시도하고 있어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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