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위원회서 다양한 활동 펼쳐 활기 가득
아침밥 캠페인·탄소중립 등 공동체 역량 키워
어르신·학생들이 그린 자화상 초대전도 진행

▲화산면주민자치위원회가 지난달 해남군민광장에서 열린 자원순환 페스타에 참여해 업사이클링 제품 만들기를 하고 있다.
▲화산면주민자치위원회가 지난달 해남군민광장에서 열린 자원순환 페스타에 참여해 업사이클링 제품 만들기를 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아침밥은 먹고 다니니?' 아침 먹기 캠페인을 비롯해 어르신들을 위한 반찬배달 서비스, 한글교실인 꽃메 문해학교, 노래·그림교실 등 문예활동, 탄소중립을 위한 줍킹 등 화산면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김병승)가 지역공동체·탄소중립·문화·주민자치 등 다양한 활동에 나서며 화산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화산농협 건너편에 위치한 마을갤러리 '꽃메'에는 주민들의 자화상이 전시돼 있다. 이 자화상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 이경임 사회분과위원장의 재능기부로 이뤄지는 그림 교실을 통해 미술을 배운 주민들이 직접 그린 작품이다. 그림교실은 매주 수요일 오후 4시부터 화산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70·80대 어르신부터 학생들, 지적장애가 있는 청년까지, 평범한 우리 이웃들이 화가가 돼 자신만의 작품을 상시 전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작품들은 해남군이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해남특별전으로 해남문화예술회관 1층 로비에서 화산주민 자화상 초대전을 열고 군민들에게도 선보였다. 화산면주민자치위원회는 화산면민의 10%인 300여 명의 자화상을 그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화산면에서는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꽃메 문해학교도 열리고 있다. 각각의 사정으로 연필을 놓을 수밖에 없었던 지역 어르신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코자 화산면주민자치위원회가 마련했다. 문해학교에서는 한글을 배우는 초급반과 영어, 핸드폰 사용법 등을 배우는 중급반으로 나눠 수준별 학습이 이뤄지고 있다.

한글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김혜경 간사는 "한 어르신께서 딸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학교(꽃메 문해학교)에 다녀오면서 원을 풀었다는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을 보고 배움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컸는지 알게 됐다"며 "어르신들이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글들을 모아 책을 출판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화산면주민자치위원회는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부터는 노래교실을,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는 장구와 라인댄스 교실 등을 여는 등 주민들에게 다양한 배움의 즐거움을 주고 있다. 교통편이 열악해 면 소재지까지 나오기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서는 주민자치위원 뿐만 아니라 자치활동가 등 주민들이 교통봉사에 나서고 있다.

김병승 위원장은 "한평생 일만하며 자식들 뒷바라지하다 글도 배우지 못하고 일에 치이는 삶에 그림, 악기 등 취미활동은 생각도 못했던 어르신들이 인생 황혼을 맞아 다양한 수업을 받으며 재미있어 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화산면에 사는 재미를 느끼고,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부터는 화요일 아침마다 등교하는 초·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아침밥 캠페인도 열고 있다. 또한 시골에서는 경로당에서의 생활이 많아 식사를 해결할 때가 많지만 남자 어르신들의 경우 반찬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보니 화산면주민자치위원회가 매월 면내 43개 마을에 반찬을 전달하는 봉사에 나서고 있다.

이 사업들은 농촌지역의 부족한 사회서비스를 주민 스스로 발굴해 공급하는 2023년 사회적농업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사업비를 지원받고 추진 중이다. 오는 2027년까지 5년간 지원되는 이 사업은 당초 내년부터는 정부가 예산을 삭감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화산면주민자치위원회는 탄소중립을 위한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화산초·중학교 학생, 주민들과 함께 고천암, 바닷가 등에서 줍킹 행사를 열고 있으며, 마을갤러리 꽃메에서는 어르신들이 자원재활용으로 만든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도 전시·판매되고 있다. 어르신들의 솜씨도 좋아 최근 해남교육지원청에서 방문객을 위한 기념품으로 50개를 주문하기도 했으며 화산면 노인의 날에는 500여 개를 납품하기도 했다.

또한 마을별로 '그린반장'을 지정해 마을에서 이뤄지는 자원재활용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치위원을 중심으로 기후환경 리더 교육사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전라남도 탄소중립 실천마을 지원사업을 통해 어두운 곳에 LED 전등을 설치하고 이끼 식재를 통한 탄소흡수원 확대 등에서 나설 계획이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집안에만 있는 홀몸 어르신들을 발굴해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비롯해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반찬가게, 화산면내 학생들을 위한 해외연수 등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들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한 실정이다.

김 위원장은 "공동체를 위해 면내 27개 기관단체와 협약을 체결해 서로 돕는 문화가 형성됐고 연초에는 학생들이 함께하는 활동에 대한 행사 계획도 수립하는 등 화산면에서 사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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