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레미콘""부실시공"
농가만 피해…조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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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벽면에서 잘려나온 레미콘. 손으로 비벼도 쉽게 부서지는 상황이다.

축사 하자가 발생한 것을 놓고 레미콘 공급업체와 시공업체가 책임 전가만 하고 있어 애꿎은 축사 농가만 피해를 보고 있다.

화산면 방축리에서 소 26마리를 키우고 있는 A(52) 씨는 지난 7월 황당한 일을 겪었다.

기존 축사에서 송아지 이동 통로를 만들기 위해 축사 벽면 4곳을 장비로 잘라냈는데 콘크리트 강도가 형편없이 약해 한시간 만에 자르는 작업이 마무리된 것은 물론 잘려나간 부분이 반듯하지 않고 울퉁불퉁한데다 손으로 살짝 비벼도 부서질 정도였다.

레미콘 타설 작업을 하면서 물을 탔거나 레미콘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대목이다.

A 씨는 "직장을 다니다 노후 대책 일환으로 2년 전에 축사를 지으며 2000만원을 들여 축사 벽면과 바닥에 콘크리트 공사를 한 것인데 이렇게 하자가 있을 줄 몰랐고 속았다는 기분이 든다"면서 "문제는 레미콘 업체와 시공업체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책임만 떠넘길 뿐 석 달이 넘도록 누구 하나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레미콘 업체는 시공업체의 부실시공을, 반대로 시공업체는 사실상 불량레미콘이나 축사 자체 문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레미콘 업체 측은 "레미콘 생산시스템이 기록화, 전산화돼있고 조작 자체가 불가능해 원재료 그대로 납품됐다"며 "축산농가가 아닌 시공업체와 계약을 해 레미콘 공급이 이뤄진 사항으로 시공업체에서 펌프카로 레미콘을 인수할 때 시험데이터 등을 모두 제공했고 문제없다는 확인까지 받은 상태다"고 말했다.

시공업체 측은 "시공 과정에서 부실시공은 있을 수 없다"며 "레미콘 문제이거나 아니면 축사 아래에 물이 흐르는 것 같은데 거기서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하자가 발생했는데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는 황당한 일이 계속되고 있는 셈인데 시공업체 측은 3자 간에 만나서 원인을 찾자는 의견도 바쁘다는 이유로 계속 미루고 있어 논란을 키우고 있다.

특히 레미콘 업체의 경우 해남 굴지의 업체이고, 시공업체도 그동안 해남 사업자를 끼고 해남에서 관련 공사를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이 문제가 해당 축사 농가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의문이 커지고 있다.

또 상당수 LH 아파트에서 레미콘 타설 시 다짐 불량이나 물타기, 부실 자재 등 문제가 불거진 상황이어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행정기관이 나서 원인을 밝혀내고, 필요하다면 비슷한 시기에 해당 레미콘업체와 시공업체가 관계된 공사에 대해 전수 조사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해당 농가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콘크리트 강도 측정에 나서고 관련 기관에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할 방침이다.

농가 측은 지어진지 2년밖에 안 된 축사에서 하자가 발생했고, 이 문제를 제기한지 석달이 다 돼 가는데도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다며 계속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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