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이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20일 충남 서산의 한우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충북, 경기, 인천, 강원에 전북 부안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왔다. 사실상 전남 코앞으로 바짝 다가온 것이다.

해남에서도 럼피스킨병 의심 신고가 접수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국내에서 첫 확진 사례가 나온 사흘 후인 지난 23일 아침, 현산에서 한우 110여 두를 키우는 농장주가 농림축산검역본부로 일부 소에서 피부 결절이 나타나 신고한 것이다. 해남군축산사업소, 강진에 있는 전남도동물위생시험소 관계자들은 공수의사를 대동하고 부랴부랴 해당 농장을 방문했다. 사육 중인 6마리 소에서 목 부위에 결절을 확인하고 시료를 채취해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명돼 방역 당국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하지만 럼피스킨병은 전국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전북 부안까지 내려왔으니 언제 전남, 해남도 뚫릴지 모르는 위태로운 형국이다. 럼피스킨병은 모기 등 흡혈 곤충에 의해 소에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폐사율은 10% 이하라고 한다. 감염되면 유산이나 불임, 우유 생산량 감소 등으로 이어져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번 바이러스는 중국 등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금은 무엇보다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해남군은 축사 주변을 중심으로 바이러스 매개체인 모기 등의 방제와 공동방제단의 차량을 투입해 바이러스 방역소독 등에 나서고 있다.

럼피스킨병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축산농가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사육소를 정밀 관찰해 의심되는 소가 있는지 살피고, 증상이 있다면 즉시 방역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또한 농장에 외부인의 출입을 가급적 막고 출입 시에는 사람과 차량을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 모임도 자제하고 농장주 스스로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해남에서는 1438농가가 5만7023두의 한우, 젖소를 키우고 있다. 다음달 초에는 공수의사 8명을 투입해 백신접종에 들어간다. 아직 송아지, 임신우 접종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가급적 모든 사육소에 대한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 접종을 한다고 해도 항체 형성까지 3주 이상이 걸린다고 하니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방역당국, 축산농가 모두가 럼피스킨병 유입 차단에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철저한 대처로 이번 사태를 무사히 넘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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