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양연구소 조사 결과
발굴된 도기서 볍씨 등 씨앗국내서 발견 고선박 중 최대

▲지난 5월 송호 해변에서 발견된 고선박.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지난 5월 송호 해변에서 발견된 고선박.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지난 5월 송호해수욕장에서 발견된 고선박은 고려시대 때 만들어졌고 각종 곡물을 옮기는 데 쓰이는 곡물 운반선일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고선박을 수습해 조사를 벌여 온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19일 이 고선박이 고려시대에 곡물 운반선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선체 내부에서 찾아낸 유물 등을 분석한 결과, 방사성탄소를 포함한 유기물 연대가 11세기 초반에서 12세기 중반 즉, 고려시대로 확인됐다.

▲도기 내부에서 나온 씨앗류.
▲도기 내부에서 나온 씨앗류.

또 수중발굴 조사에서 도기·기와 등 유물 총 15점이 나왔는데 도기 내부에서는 볍씨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씨앗류도 나왔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측은 배가 과거 곡물을 운반하는 용도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유물로는 칼과 같은 연장을 갈아 날을 세우는 데 쓰는 숫돌, 나무로 만든 닻을 가라앉게 하기 위해 매다는 닻돌 등도 함께 확인됐다.

이와 함께 배의 아래쪽 면인 저판은 7열이 남아 있었고, 선체의 양 옆면을 이루는 외판 부재는 좌현 2단, 우현 3단이 각각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남은 부분을 토대로 추정하면 이 선박의 최대 규모는 길이 13.4m, 폭 4.7m로 조사됐다.

국립해양문화연구소 측은 저판의 규모를 따져 봤을 때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굴돼 조사됐던 한반도 고선박 중에서 제일 큰 규모로 추정했다. 고선박의 명칭은 발굴지역의 명칭을 따라 '해남선'으로 부르기로 했다.

연구소 측은 송호 해변에서 발견된 고선박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보존 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며 좌초 경위와 성격 등을 밝혀내기 위한 연구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이번에 발견된 해남선을 포함해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발굴된 고선박은 총 15척이다.

이 중 1척은 조선시대(1417~1421년), 2척은 중국배로 원나라 시대(13~14세기), 그리고 나머지 12척은 고려시대로 밝혀졌다.

해남선은 지난 5월 19일 개인 연구가가 송호 해변에서 발견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지난 6월부터 해남선에 대한 수중발굴조사를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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