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건축비엔날레 전시
유리병 담아 관람객 제공

▲붉은 황토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서 전시되고 있다.
▲붉은 황토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서 전시되고 있다.

해남의 붉은 황토가 서울 한복판에서 땅끝의 진가를 뽐내고 있다.

황산 연호리에서 채취한 붉은 황토는 지난달부터 오는 29일까지 서울 도심인 송현녹지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조형물 '하늘소(所)'에 전시되고 있다. '하늘과 만나는 곳'이라는 의미의 '하늘소' 조형물 바닥에는 땅끝 황토를 비롯 DMZ에 위치한 파주 도라산역, 서울과 경기 등 4곳의 흙이 관람객을 맞고 있다. 이번 비엔날레 주제는 '땅의 도시, 땅의 건축'. 주제에 맞게 전국의 흙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흙 전시 프로그램은 해남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황지우 시인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황 시인은 "행사는 서울서 열리지만 한반도 전체가 땅으로 이어졌다"면서 "비엔날레에서 흙을 전시하는 것은 상징성이 커 조병수 총감독에게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조병수 건축가는 지난 6월 해남문예회관에서 열린 '황지우 시인과 함께하는 명사 초청 인문학콘서트'에서 기후변동시대의 건축을 주제로 강연하기도 했다. 이번 흙 전시도 조 건축가의 작품인 하늘소에서 이뤄지고 있다.

▲황토를 파낸 자리에 땅집 조형물이 들어섰다.
▲황토를 파낸 자리에 땅집 조형물이 들어섰다.

황 시인은 당초 땅끝의 상징성을 담아 송지에서 흙을 구하려고 했으나 붉은 흙이 없자 여러 곳을 물색하다가 연호리의 황토를 결정했다. 연호리에서 채취한 13㎥ 분량의 붉은 황토는 비엔날레 개막을 앞둔 지난 8월 말 행사장으로 보내졌다. 황토를 파낸 장소에는 땅집 형태의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고, 내년 5월 열리는 보리축제에서 행사 프로그램의 하나로 진행될 예정이다.

▲유리병 기념 황토 사진.
▲유리병 기념 황토 사진.

하늘소에 전시된 연호리 황토는 유리병에 담아 관람객들에게 기념품으로 제공되고 있다. 특히 용기에는 '유라시아의 시작 땅끝 해남의 붉은 황토'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다. 붉은 황토가 담긴 기념품은 준비된 분량이 동나 다시 황산에서 가져올 정도로 관람객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해남 홍보에도 한몫하고 있다.

'황토 기념품'은 귀농 1년 차인 이은혜(62·송지 마봉리) 씨가 해남군에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이 씨는 "서울에서 열리는 비엔날레에서 땅끝 황토 전시를 계기로 해남 홍보와 연계하는 방안을 찾다가 병에 담은 기념품 제공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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