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주민들, 건축허가 신청 반발
군, "탄소저감·법적 문제 없어"

▲고천암 인근에 있는 사업 예정지에서 설명을 하고 있는 율동마을 윤운상 이장. 건너편으로 보이는 왼쪽이 황산면 징의도이고 오른쪽이 고천암 생태공원이다.
▲고천암 인근에 있는 사업 예정지에서 설명을 하고 있는 율동마을 윤운상 이장. 건너편으로 보이는 왼쪽이 황산면 징의도이고 오른쪽이 고천암 생태공원이다.

고천암 부근에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원유를 생산하는 재활용시설이 들어서는 것과 관련해 화산면 주민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서 진통이 예상된다.

벤처기업인 도시유전과 유한회사 세인알지오는 지분 투자 방식으로 화산면 가좌마을 고천암 인근 4600㎡ 부지에 폐기물 재활용시설을 만들기 위해 최근 해남군에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도시유전 측은 고정상 밀폐식 촉매반응기에서 전기에너지로 가열해 발생하는 파동 에너지를 통해 생활폐기물을 300도 이하에서 분해해 나프타 등 원유 성분을 추출해 다시 플라스틱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하거나 산업용 발전기 등에 재활용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정부로부터 전체 공정에 대해 신기술 인증을 받았고 진도와 광양, 제주 등에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공장이 가동, 또는 준비 중이거나 들어설 예정이며 관련 기술이 베트남에도 수출된 상태이다.

업체 측은 관련 자료를 통해 폐플라스틱이나 폐비닐 쓰레기를 친환경 분해처리해 굴뚝은 물론이고 악취나 소음, 매연 피해 없이 고품질 재생유 생산으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탄소저감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1석2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소각 방식이 아닌 파동에 의한 분해방식인데다 막대한 생활쓰레기를 활용해 원유를 재생한다는 점에서 일부 지자체는 공장 유치에도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해남의 경우 사업 예정지가 그동안 수십 년째 악취 사업장(퇴비공장)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화산면 일대여서 주민 반발이 커지고 있다.

율동마을 윤운상 이장은 "마을 위쪽에 있는 퇴비공장에서 악취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아래쪽에 폐기물 재활용시설이 들어선다고 하니 차라리 마을 자체를 이주해 달라는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며 "환경권과 주민행복권은 뒷전인 채 언제까지 주민들에게 희생만 강요할 것이냐"고 따졌다.

가좌마을 조종배 이장은 "사업 예정지 바로 옆에 민가가 있고 아래로는 고천암 바다가 있는 상황에서 악취나 발암물질, 소음 피해는 물론 폐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갈 시 꼬막이나 김 양식장 피해마저 우려된다"며 "주민 동의 없는 재활용시설 허가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또 사업 예정지 건너편에는 황산면 징의도가 자리하고 있어 이곳 주민들도 반대하고 있으며, 그 옆에는 고천암 생태자연공원이 조성돼 있는데 그곳까지 피해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해남군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해남군 관계자는 "기존 재활용시설 부지를 인수한데다 법적으로 이격거리 제한 등 문제가 없고 1만㎡ 이하여서 사전환경영향평가도 필요치 않은 상황으로 인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 "이미 다른 지자체에서 가동되고 있지만 환경 문제가 제기된 적이 없고 진도의 경우 농공단지 안에 유치원과 학교까지 있을 정도로 친환경시설이다"며 "진도 등 다른 지역으로 견학을 가거나 사업자를 불러 설명회를 갖자는 안에 대해 주민들이 무조건적으로 반대해 난처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주민들은 도시유전 시설이 초기 단계로 제대로 검증이 이뤄졌는지 불분명한 상태에서 화산면에만 논란의 소지가 있는 시설이 계속 들어오냐고 반발하고 추수가 끝난 뒤 악취사업장 대책위원회와 연대하고 전체 주민들과 함께 반대 시위 등 집단행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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