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슈퍼, 2만9000원대 예약 할인
괴산보다 6000원 낮고 평창의 절반
농가 제값 받고 택배 지원 등 필요

해남 절임배추가 충북 괴산 절임배추보다 싼값에 판매되면서 저가 판매, 저가 이미지 논란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롯데슈퍼는 지난 5~11일 1주일 동안 전국 매장에서 해남 절임배추 20kg 한 상자를 2만9900원에 판매하며 11월 이후 수령하는 사전예약 할인행사를 실시했다. 같은 기간 괴산 절임배추가 3만5900원에 판매된 것과 비교해 6000원이 싼 것이며, 5만9900원에 판매된 평창 절임배추의 절반 가격에 판매된 셈이다.

이번 행사는 롯데슈퍼 측이 해남군과 업무협약을 맺고 해남 현지에서 직접 선정한 5군데 업체에서 납품을 받아 1만5000상자가 판매됐다. 업체에 한 박스당 3만2000원의 수익을 보장해주면서 소비자들을 위해 제휴카드 할인으로 2만9000원대에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량판매가 이뤄지고 소비자도 싸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판촉행사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형 업체 위주로 행사가 이뤄졌고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저가 이미지로 계속 굳어질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농가는 "거래처 확보도 힘든데 오히려 이런 판촉행사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농가는 "본격 판매가 이뤄지기도 전에 싸다는 인식부터 심어주고 대농 위주로 혜택을 본다는 점에서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 관계자는 "할인행사로 판매처를 선점하는 효과가 있으며 이번 행사는 1주일 동안만 진행됐고 18일부터는 3만5900원, 25일부터는 3만9900원에 사전예약 판매가 이뤄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할인판매가 아닌 정상가 판매에서도 해마다 해남 배추가 괴산 배추보다 싼값에 판매되고 있어 저가 이미지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 기회에 농가들의 자정운동도 요구되고 있다. 괴산 등 다른 지역의 경우 절임배추 농가가 200여 곳에 불과하고 상대적으로 단합이 잘돼 절임배추협의회 차원에서 가격을 정해 제값받기 운동에 나서고 있다.

반면 해남지역은 760여 농가에 이르지만 절임배추협의회에 속한 농가가 이 가운데 3분의 1인 250여 농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일부 농가들의 경우 해마다 자체적으로 3만원대 초반이나 2만원대 후반에 판매하며 저가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해남군이 지원하고 있는 절임배추 박스에 담아 판매하며 해남 전체 절임배추에 대한 저가 이미지만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군이 모든 절임배추 농가에 균일하게 박스를 지원하는 것에서 벗어나 절임배추협회에 가입된 농가에 차등지원을 해 제값받기 운동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한선만이라도 스스로 지키자는 의미이다.

한 농가는 "박스 지원을 없애거나 협의회 가입 농가에 추가 지원하는 등 절임배추협의회 위상을 강화시키고, 택배비 지원 같은 실질적인 대책을 통해 농가 스스로 제값받기 운동에 동참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강원도나 괴산의 경우 수도권 김장시기에 맞춰 수확이 가능하지만 해남은 후발주자로 수확이 이뤄져 조금이라도 더 소비자를 선점하는 과정에서 저가 이미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해남 배추가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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