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규 (한마음 트롯사랑 동호회 단장)

지난 6일 저녁 해남군민광장 야외무대에서는 '제5회 군민과 함께하는 가을음악회'가 열렸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음악회에는 비가 조금씩 내리는 가운데서도 관객 500여 명이 함께 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한마음 트롯사랑 동호회와 한마음 노래교실 회원은 물론 군민 등이 즉석에서 참여해 흥겨운 노래무대를 펼치며 단순히 관객으로만, 그리고 메인 행사에 앞선 오프닝 공연 무대에서 벗어나 모두가 주인공이 된 음악회가 펼쳐졌다.

수십 명의 관객만 찾은 상황에서 공연을 하거나 자신들의 무대만 선보이고 돌아가는 여느 공연들과 달리 500명이라는 관객이 말해주듯 가을음악회에는 특별함이 있다.

트롯사랑 동호회와 노래교실은 그동안 돈을 내고 노래를 부르는 영리 목적을 배제하고 누구나 노래를 통해 인생을 즐기는 곳이라는 신념 아래 회원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그런 활동 속에 회원들이 직접 자신들의 무대를 선보이며 함께 즐기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탄생한 것이 가을음악회이다.

처음 노래교실을 찾았을 때 음치였던 분들이 음악회에서 멋들어지게 노래를 부르는 것은 한편의 인생드라마다. 부부나 가족이 출연해 독창이나 합창을 선보이는 등 노래로 인생을 즐기는 다양한 무대가 펼쳐졌다. 여기에 민요, 고고장구, 색소폰 연주 등은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가을음악회가 호응을 얻는 것은 매년 행사 때마다 추첨을 통한 나눔행사, 이른바 경품행사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경품행사가 아니라 나눔행사로 부르는 것은 트롯사랑 동호회 회원들이 매달 내는 회비를 절약해 경품 구입비용을 마련하고 있어서이다. 여기에 자발적으로 회원들이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100만원의 찬조금을 내며 군민들과 함께하는 축제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경품행사로 준비된 상품만 농산물부터 전자제품까지 무려 360여 개에 달했다.

지역사회에서도 참여해 해남농협과 옥천농협, 해남수협, 해남군산림조합, 해남종합병원, 함초닷컴 등에서 경품 등을 마련해줬다.

관객들은 비싼 돈을 주고 데려온 가수들 공연보다 모두가 함께 즐기고 주인공이 되는 가을음악회가 훨씬 더 알차고 수준 높다고 평가했다. 이번 가을음악회는 해남군의 보조금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회원들이 만들고 준비한 무대이다. 그동안 공연과 관련한 해남군의 보조금 집행은 아쉬움이 많았다. 관객 호응도나 무대의 완성도는 뒷전인 채 여러 단체에 쪼개기식 나눠주기와 인맥을 내세운 일부 단체에 대한 쏠림 현상, 교체없는 일부 심사위원들의 장기 집권 등등 잡음도 불거졌다.

이번 가을음악회가 다시 한번 성황리에 마무리된 데 대해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군민과 함께하는 무대를 선보일 것을 약속한다. 또 이번 기회에 해남군도 보조금을 집행하는 데만 그치지 말고 직접 공연들을 둘러보며 관객호응도를 체크해 다음해 보조금 심사 때 이를 반영하는 등 제도적 변화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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