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갈색무늬구멍병 원인
적기 방제·피해 낙엽 태우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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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사 가는 길에 자리한 벚나무. 조기 낙엽 현상으로 나무에 잎이 다 떨어져 가지만 남은 상태이다.

가을이 되기 전에 잎이 모두 떨어지는 조기 낙엽 현상이 벚나무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어 원인 규명과 함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삼산면 대흥사 가는 길과 북일면 쇄노재 등 해남에도 4월 초 벚꽃이 화려하게 피며 사랑을 받고 있지만 정작 가을에는 붉게 물든 벚나무 단풍을 수년째 구경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다. 9월이 되기 전에 잎이 모두 떨어져 버리기 때문인데 원래 벚나무 단풍이 없는 것으로 착각하거나 단풍 색깔이 무슨 색인지 모를 정도로 조기 낙엽 현상은 수년째 이어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실제 지난 10일 대흥사 가는 길 일대를 둘러본 결과 벚나무에 잎이 거의 떨어져 없어진 상태로 앙상한 가지만 드러내고 있었다.

조기 낙엽은 일찍 떨어진 잎으로 인해 미관이 훼손되고 수세가 계속 약화되는 데다 그 시기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벚나무에서 조기 낙엽 현상이 빚어진 것은 세균에 의한 세균성구멍병과 곰팡이에 의한 갈색무늬구멍병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균이나 곰팡이에 의해 구멍이 발생해 나무가 이른바 쇠약해졌기 때문인데, 폭염과 긴 장마 등 이상기후가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나무식물 조경병원의 전양수 원장은 "올 여름 해남의 강수 일수가 42일에 달하고 폭염 일수(최고기온 33도 이상)도 13일에 달해 나무가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구멍병까지 발생해 조기 낙엽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양수 원장은 "구멍병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꽃이 핀 다음 또는 장마 전후로 적용 약제를 적기에 방제하고, 땅에 떨어진 병든 잎을 모아서 태우는 등의 방식으로 1차 전염원을 줄이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병든 잎을 제때 처리하지 않으면 세균과 곰팡이가 다시 나무로 옮겨붙어 병원체를 키우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조기 낙엽과 관련해서는 공론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앞으로 적기 방제와 함께 일찍 떨어진 잎을 제때 수거하는 등의 매뉴얼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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