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비와 추위 떤 불편 덜어
고려승 대표 부지 등 희사

▲정용선(사진 왼쪽) 이장과 고려승 대표가 해남읍 학동마을 입구에 설치된 버스 승강장을 찾았다. 
▲정용선(사진 왼쪽) 이장과 고려승 대표가 해남읍 학동마을 입구에 설치된 버스 승강장을 찾았다. 

해남읍 학동마을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던 버스 승강장이 마침내 마을 입구에 세워졌다.

학동마을은 130가구에 250여 명의 어르신 등 주민이 살고 있으나 그동안 승강장이 없어 눈비가 내리거나 추위에도 도로에서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 때문에 마을 회의에서 단골로 승강장 설치 문제가 제기됐으나 마땅한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차일피일 미뤄졌다.

버스 승강장이 들어설 수 있었던 데는 독지가의 도움이 컸다. 승강장 설치가 절실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고려승 TYM종합딜러점(국제농기계) 대표는 마침 확보한 회사 맞은편 승강장 부지 일부를 선뜻 희사한 것이다.

고 대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300만원 가까운 승강장 설치 비용도 사비를 들여 추석 연휴 전날일 지난달 27일 버스 승강장이 들어서게 했다. 이 승강장은 해남 서부지역인 마산, 황산, 문내, 산이, 화원 등에서 해남읍으로 들어서는 초입인 학동마을 입구에 위치해 있다.

고 대표는 "마을 어르신들이 비가림 시설도 없이 도로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반드시 있어야 할 승강장을 설치해드리자는 생각을 항상 가졌다"면서 "마침 승강장 설치를 위한 부지 사용승낙서 요청을 받고 부지와 설치비를 부담해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농기계 대리점을 10년 이상 운영하는 등 농기계 관련 업무에 40년 가까이 몸담고 있다. 봉사단체인 해남로타리클럽(3610지구) 회원이기도 한 그는 2년 전 화산의 한 장애인 경운기 엔진을 수백만 원을 들여 교체해주기도 했다.

학동마을 정용선 이장은 "마을 입구에 버스 표지판만 덜렁 있었는데 이젠 어엿한 승강장이 생겨 주민들의 불편을 덜게 됐다"면서 "그동안 승강장 설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나 부지 문제로 해결하지 못했는데 사비를 들여 승강장을 세워준 고 대표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남군은 주민들이 앞장서 버스 승강장을 설치하자 앞으로 유지보수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