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
진이찬방 식품연구센터

고령화로 인구소멸이 예상되는 각 시·군은 인구 유입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중에서도 모든 지자체가 심혈을 기울여 정책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게 관광객 유치이다. 관광객을 유치하게 되면 지역경제가 활력을 찾고 계속해서 상주인구가 늘어나 지역소멸을 방지하는데도 최선의 방법이 된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하는 일이 주변 환경개선과 볼거리, 먹거리를 우선하는 경우도 있지만 맨 먼저 숙박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가족여행이 일상화되어 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해남에는 가족들이 머물 수 있는 관광호텔이 거의 없다. 물론 수많은 모텔과 펜션이 있어 숙박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다고 항변할 수 있다. 그러나 가족 여행자들은 아무리 시설이 좋은 모텔이라고 해도 선뜻 숙박하기를 꺼린다. 모텔에 대한 이미지가 아직은 편안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남은 타 시·군에 비해 볼거리가 많은 자연환경을 갖고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지만 변변한 관광호텔이 없어 정작 숙박을 위해 진도나 완도, 강진으로 빠져나가 버린다. 그래서 관광객이 해남에 머물며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데 해남에 관광호텔을 유치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부족한 시기에 군의회에서는 우수영유스호스텔 리모델링 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삭감한 것이다. 삭감이유가 진도에 유명 리조트와 경쟁력이 안 될 것 같아서라는데 시설을 개보수해 품질을 높이고 객실 1개라도 더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하는 것이 군의회가 해야할 일이 아닐까? 여행객들은 대형 호텔만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다. 여행객과 가족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숙박을 원하는 것이다.

울돌목 명량해전의 격전지에 우수영유스호스텔을 리모델링해 관광호텔로 사용한다면 해남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지역의 경제 발전에도 일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오히려 군의회 의원들이 나서서 해남에 관광호텔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고 예산을 확보해서 공무원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런데 3년에 걸쳐 승인했던 추경예산을 삭감해 사업 자체를 할 수 없도록 잘라버린 군의회의 처사는 해남으로 향하는 관광객의 발길을 스스로 막아버린 꼴이다.

해남은 자연환경이 좋은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좋은 환경을 갖고 있으면서도 관광객이 해남에 머무르지 않은 것 중의 하나가 숙박시설 때문이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완도나 진도처럼 유명 대형 리조트를 유치해서 신축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는 언제 준공이 될지도 모르는 오시아노와 솔라시도에 계획하고 있는 호텔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해남의 각 지역에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관광호텔 건립은 필요하다. 많은 운동선수들이 전지훈련 장소로 해남을 선택하고 있다. 이유는 운동할 수 있는 시설이 좋고 숙박시설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을 수용하는 숙박시설은 모텔과 펜션인데 이들은 단체로 입실하기 때문에 모텔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다. 그래서 매년 전지훈련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관광객은 다르다. 모텔보다는 관광호텔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지역민들의 의견을 단 한마디도 묻지 않고 사업성이나 경제성만 내세워 우수영유스호스텔과 인조잔디축구장 리모델링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해 사업을 추진할 수 없게 한 것이 제대로 된 의정활동인지 의심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관광호텔 리모델링 공사와 관련해 차질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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