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에 잦은 비 탄저병 기승
꿀벌 줄면서 자연수분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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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행호 해남군단감연구회장이 자신의 농장에서 수확을 앞둔 단감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 단감 농사가 예년에 비해 형편없는 작황을 보이고 있다. 개화 시기인 봄에 저온과 고온을 오가는 큰 일교차로 피해가 발생한 데다 자연수분 매개체인 꿀벌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7~8월 잦은 비로 습한 날씨에 탄저병마저 기승을 부렸다.

추행호(65) 해남군단감연구회장은 북평 동해리 두륜산 자락의 5000평 밭에서 30년째 감 농사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 부유, 태추단감 600여 그루를 재배하고 있다.

김 회장은 "올해 감 작황이 부진한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라며 "봄에 감꽃이 필 무렵 저온과 고온이 반복되는 큰 일교차에 이어 7월 들어 잦은 비로 탄저병이 기승을 부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은 자연수분에만 의지하는 데 매개체인 꿀벌이 부쩍 줄었다고 했다. 추 회장은 "자연수분을 해주는 꿀벌 수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꽃이 피고 꿀이 많아야 찾아오는 데 그러질 못해 꿀벌이 제대로 활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꿀벌 입식을 하려고 했지만 해남에서 꿀벌을 구하지 못해 포기했다. 지난 8월 추 회장의 농장에서 실시한 보험사의 저온피해 조사에서 단감 개수가 지난해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감꽃이 예년에 비해 덜 피고 낙과도 많았기 때문이다.

해남에서 본격적인 단감 수확은 태추가 10월 중순, 부유는 11월 초 이뤄진다. 태추는 배처럼 사근사근한 맛을 내 인기가 높지만 표피가 얇아 저장성이 떨어진다. 대신 부유는 껍질이 상대적으로 두꺼워 저장성이 높기 때문에 이듬해에도 먹을 수 있다.

추 회장은 태추단감은 지인을 통한 직거래를 주로 하고 부유는 서울 가락동시장에 경매로 출하한다. 추 회장은 90년대 초까지 소를 키우다 그만두고 단감 재배를 시작했다. 최상의 감 재배를 위해서는 적당한 시비와 전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추 회장은 "단감은 수정이 덜 되더라도 햇빛이 좋으면 되는 데 올해 7월에는 매일 비가 오다시피 하면서 작황이 좋지 않았다"면서 "한때 농가 수익품종이던 단감이 점차 사양길에 접어들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해남에서 단감은 90년대만 해도 500ha 이상 재배될 정도로 농가 소득원으로 한몫했으나 지금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해남단감영농법인에는 40농가 정도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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