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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에서 들려오는 태극전사들의 이야기에 울고 웃으며 지내는 요즘. 우연히 저녁 뉴스의 '잘파' 세대라는 단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른바 MZ세대보다도 더 어린 세대를 일컫는 신조어인데, 1996년 이후 태어난 Z세대와 지금 40대의 아들 딸뻘인 알파 세대를 합쳐서 '잘파(Z+alpha)'라 부른다.

뉴스는 잘파세대의 경제 관념을 다뤘다. 한 초등학생이 엄마에게 용돈을 달라고 조른다. 그냥 조르는 게 아닌 스마트 폰 앱에서 미리 정해 둔 임무를 완수하면 엄마 계좌에서 용돈이 이체되는 형식이다. 책 읽기, 학교에서 상 받기 등이다. 만보기 앱을 통해 포인트를 모아 음료나 과자를 사 먹기도 한다. 금융회사들은 잘파세대가 일찍부터 자산 형성, 금융투자에 갖는 관심이 남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저출산 속에 앞으로 자산을 물려받아 소비력이 커질 것으로 보여서 금융사 입장에선 미래의 잠재 고객인 셈이다.

잘파세대는 소비를 놀이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른바 품절템, 대란템이 끊이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를 운 좋게 손에 넣은 잘파세대는 주관적 느낌이나 감상을 SNS에 공유해 일종의 트렌드와 밈을 형성한다. 그런가 하면 '할매니얼'이라 해서 꽃무늬, 인절미, 약과처럼 할매 취향에 열광하기도 한다.

생각 또한 다르다. 단적인 예로 K-팝 등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고 이를 가장 즐기고 소비하는 계층이 잘파세대지만, 그들이 K-팝의 성공을 국뽕으로 연결짓지 않는다는 점이다. 획일적인 가치관보다는 다양성을 중요시하고 불평등에 유독 민감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알 듯 모를 듯한 잘파세대지만, 사회가 그들을 이해하고 노력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그들은 앞으로 3~5년 안에 가장 중요한 소비 주체로 부상할 것이고, 전 세계 인구의 33%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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