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물 공급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과 관련해 주민 불편이 계속되자 해남군이 뒤늦게나마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해남군은 '깜깜이 공사'에 대한 지적에 따라 앞으로 매월 공사 구간과 작업 내용을 사전에 SNS와 지역신문 광고를 활용해 적극 알리기로 했다. 또 재난문자를 활용해 사고 발생 시 신속한 상황을 군민들에게 전하기로 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이 사업을 위탁 추진 중인 수자원공사 측에 경고 조치와 함께 군에서 직접 현장관리 감독에 나서기로 했다.

그동안 낡은 상수도 관로를 교체하면서 사고가 나 갑작스러운 단수가 발생하고 일부에서는 소음과 먼지 등 민원도 제기돼 왔다. 무엇보다 사전에 어디서 어떻게 공사가 이뤄지는지 잘 알지 못하는 데다 단수 등 사고가 났을 때도 신속하게 안내가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을 감내해야 했다. 답답한 주민들은 관련 부서에 무슨 일인지 확인 전화를 하는 상황이 계속돼왔다.

최첨단시대에 반복적으로 사고가 나 불편이 초래된 것도 문제지만, 무슨 사고인지, 왜 사고가 났는지, 어떻게 하겠다는 등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의 분통을 사왔다.

기습 폭우와 폭염 등 기후변화로 인해 재난 상황은 일상이 된 상태이다. 여기에 주민의 안전이 우선되는 행정이 강조되면서 신속한 안내와 대처는 지방자치단체마다 숙제이기도 하다.

서울 마포구는 자연재해와 사고 등 재난 상황을 통합 관리하고 구민들에게 즉시 재난문자를 보내는 재난안전상황실을 365일 24시간 체제로 상시 운영하고 있다. 일부 자치단체들은 가스 누출이나 산불, 상수도관 파열, 멧돼지 출몰과 관련해서도 재난문자를 보내고 있다. 치매 실종자 안내 문자를 보내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물론 반복되는 안내와 내용이 잘못 전해진 재난문자의 경우 오히려 피로감이나 불안감을 조장하는 부작용도 있다. 그러나 재난이나 주민 불편 그리고 꼭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알려 주민을 우선하는 행정은 박수를 받을만 하다.

공사 구간과 작업 내용을 미리 알리고 광고를 한다고 해서 예산 낭비라고 지적할 사람은 없고, 해남읍에서 발생한 사고를 송지, 화원 등 전체 군민에게 재난문자로 보냈다고 해서 뭐라고 할 사람도 없다.

이번 조치를 계기로 주민을 우선하고 나아가 주민의 입장에서 행정이 펼쳐지는 적극행정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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