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읍서 관로이탈로 또 단수
아파트·식당 등 흙탕물 쏟아져
마을 방송·극소수 문자만 발송

▲지난 19일 노후 상수도관 교체 작업 중 배수관로 이탈사고가 난 해남읍 고도리 교차로 공사현장.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19일 노후 상수도관 교체 작업 중 배수관로 이탈사고가 난 해남읍 고도리 교차로 공사현장.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해남군이 깨끗한 물 공급을 위해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하고 있지만 계속된 사고로 주민 불편만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11시께 해남읍 고도리 교차로 인근에서 노후관로 교체공사 중 배수관로 이음관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고도리, 평동리, 성동리, 해리, 평남리, 신안리 일대에 물 공급이 끊겼고 일부는 흙탕물이 나오기도 했다.

공사 관계자들이 즉각 보수에 들어갔지만 완전복구하는데 2시간 20분이 소요돼 오후 1시 넘어서까지 불편이 이어졌다.

이 사고로 단수지역의 경우 점심시간까지 겹치며 큰 불편을 겪었다. 상당수 식당은 갑자기 물 공급이 끊겨 장사를 하는 데 애를 먹었고 아파트 주민들도 물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민원이 폭발했다.

한 식당 주인은 "점심시간에 물이 나오지 않으면서 조리 과정은 물론 설거지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파트 주민들도 불만을 토로했다. "단수됐다가 몇 시간이 지난 다음 다시 상수도관에서 물이 공급될 때 필연적으로 흙탕물이 발생하고 이 물이 물탱크에 섞이면 주민들은 모르는 상태에서 마시는 상황이 된다"며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공사를 이렇게 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해남군과 해남읍은 사고 발생 30분 뒤에야 단수 사실을 알리는 마을 방송에 나섰지만 상당수 주민은 알지 못했고, 해당 지역 주민에게 사고를 알리는 문자도 40분 뒤에야 보내졌고 이마저도 극히 일부에 그쳤다. 해당 지역 주민만 5133명에 달하지만 이날 문자 발송은 이 중 4%인 222명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해남군 관계자는 "스마트 마을 방송 시스템에 가입한 주민들에게 문자가 보내졌지만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본인 동의를 거쳐야 해 가입자가 많지 않고, 재난문자를 보내는 것도 성격에 맞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7월 28일에도 똑같은 사고로 같은 지역에서 단수와 흙탕물 문제가 불거졌고 이 공사와 관련해 소음과 먼지, 급작스러운 단수 등 민원이 계속되고 있지만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사고 이후 양해만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주민은 "주민들을 위해 꼭 필요한 공사지만 같은 불편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무능행정이다"며 "구간별로 공사 일정을 전체 주민들에게 알리고 자주 홍보하며 주의와 양해를 구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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