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비엔날레 특별전 개막
대흥사 호국대전서 선보여
윤재혁 명인 등 해남작가 눈길

▲강미선 작가와 작품 '명상'
▲강미선 작가와 작품 '명상'
▲윤재혁 작가의 '제2 인프레이션'
▲윤재혁 작가의 '제2 인프레이션'

한지를 여러 겹 포개서 그 위에 감물을 으깨 표현한 나한상 238개. 모두 양반다리(가부좌)를 하고 저마다 다른 얼굴과 모습이지만 그 안에 자비심은 한결같다. 전시공간인 대흥사와 더욱 어울리는 작품으로, 보고 있노라면 마음의 위로와 평안이 샘솟는다. 바닥에는 감물로 물든 방석도 마련돼 작품을 감상하며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마음의 평안을 얻고 가기를 바라는 작가의 배려가 돋보인다.

2023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해남 특별전이 '산처럼 당당하게 물처럼 부드럽게'를 주제로 대흥사 호국대전에서 1일부터 시작된다.

이번 해남 특별전에는 가로, 세로 각 20cm의 나한상 238개를 모아 340×280cm의 대작으로 탄생시킨 강미선 작가의 '명상'을 비롯해 한국의 대표 수묵작가 22명과 지역작가 18명의 다양한 수묵회화와 설치작품이 선보인다.

강미선 작가는 "작업실 마당에 떨어진 파란 땡감을 우려서 즙을 내고 직접 짓이기고 햇볕과 바람에 말려 감물색을 내어 나한상을 만들고 옻칠로 마감한 작품이다"며 "238개 나한상을 만들기까지 석 달이 걸렸지만 작품을 통해 많은 분이 마음의 평안을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당초 전시 예정이었던 강 작가의 '금강경 지혜의 숲'은 전시공간이 좁아 '명상'이라는 작품으로 대체됐다.

해남 작가들의 작품은 해남의 풍경과 수묵 원류를 보여주듯 멋스러움이 그대로 담겨 친근감과 작품성에서 더욱 눈길을 모으고 있다.

특히 백련 윤재혁 서예 명인은 서예를 물리학으로 접근한 '제2 인프레이션(팽창)'이라는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였다. 서예의 획만으로 시공간에서 입자와 반입자가 끊임없이 서로 존재하고 소멸하는 과정을 역동성 있게 표현해 신비함마저 가져다준다.

김경호 작가는 먹과 수채화의 만남을 통해 '해남이야기-어느 겨울날 도솔암에서'라는 작품을 통해 도솔암의 아늑한 겨울 모습을 선사했다.

박득규 작가는 '득규네 바다'라는 작품을 통해 계절과 물때에 따라 기대와 설렘을 안겨주는 고향 바다의 일상을 수묵담채화로 담았다.

이번 해남 특별전은 전문 전시공간이 아닌 사찰 내 공간을 활용해 방문객과 두륜산을 찾는 등산객들에게 특별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어 색다름을 주고 있다.

해남 특별전은 다음달 31일까지 계속된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