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 자료·문헌·민속 등 모두 보유
학술대회 토대 보존·자원 활용 모색

▲북일면 방산리 장고봉고분에서 출토된 제사관련 제기 모습.
▲북일면 방산리 장고봉고분에서 출토된 제사관련 제기 모습.

국내 최대 규모의 장고형고분이 분포한 북일면 일대 고분군이 국가사적으로 지정 추진된다. 북일면 방산리 장고봉고분과 독수리봉고분, 신월리 방대형고분, 내동리 밭섬고분, 용일리 용운고분 등이 지정 대상이다.

해남군은 2021년부터 북일면 고분군에 대한 지속적인 발굴조사와 정밀지표조사를 통해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하였다.

조사 결과 북일면 일대의 고분은 전방후원형, 원형, 방형, 즙석분(봉분 정상부에 흙을 쌓고 이음돌을 얹은 분의 형태) 등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진 고분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목관묘, 석곽묘, 석실묘 등 시기별 특징적인 매장시설이 확인되었다. 또 다양한 제의 행위 흔적과 유물을 통해 북일면 일대 현지 집단이 바닷길을 통해 영산강 유역은 물론 남해안 일대, 백제, 가야, 일본 열도 등과 문화를 교류해온 것을 추정되었다.

마한~백제에 이르는 묘제의 변천사에 따라 한중일 대외교류역사의 재조명은 물론 해남에서 독자적 세력을 가진 현지 집단에 의한 묘제의 선택·변화의 발견이 발굴조사의 큰 성과로 꼽힌다. 그동안 북일면 일대의 고분은 왜의 요소를 많이 가진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4세기대에 축조된 독수리봉고분 발굴로 바닷길을 관장하는 현지 세력 집단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남 북일면 고분 일대는 마한 전시기(BC.2~AD.6)에 걸친 고고자료·문헌기록·민속자료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유일지역으로, 이러한 마한유적을 기반으로 역사박물관 등 다양한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북일면 일대 고분군의 성격을 밝히고 국가사적 지정 등 활용방안을 논의하기 위하여 '해남 북일면 일대 고분군의 성격'을 주제로 학술대회가 지난달 25일 해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해남지역의 고대문화의 성격'이라는 기조강연에서 목포대 최성락 명예교수는 "삼국시대의 해남지역은 백제, 가야, 신라, 왜까지 아우르며 문화적 교류를 하였고, 그 속에서 영산강유역의 대외창구로 역할을 하면서 해양교류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며 "이로 인하여 해남지역은 일찍이 백제와 교류하면서도 독자적인 문화를 유지하였다. 이를 보여주는 북일면 일대 고분군 같은 고고학 유적들은 반드시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어 정비·복원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육자원과 관광자원으로의 활용과 더불어 해남지역의 고대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전시관이나 향토박물관의 건립도 제안했다.

해남군은 학술대회에서 논의된 결과를 바탕으로 북일면 고분군의 국가사적 지정 신청을 추진하고 이후 문화유산 보존과 관광자원 활용방안을 모색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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