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외톨이가 농촌사회의 또 다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20~30대 청년 문제로 여겨졌지만 해남군이 실제 조사를 해보니 은둔형 외톨이가 22명에 달했고 이 중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와 취업난이 겹치며 은둔형 외톨이도 늘고 있는데 농촌의 경우 젊은층의 유출과 고령화 사회가 길어지며 은둔형 외톨이의 나이대도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농사짓기는 갈수록 힘들어지고 일자리마저 크게 부족해 40대 이상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독거노인 문제와는 또 다른 사회적 문제가 될 공산이 크다.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특성상 조사된 것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금까지 이에 대한 대책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지 않아 사례관리나 지원책도 사실상 초보 단계라는 점에서 앞으로 더 큰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사회적인 관심과 협조가 우선돼야 한다.

해남의 한 면에서는 봉사단체 회원이 40대 은둔형 외톨이를 위해 반찬을 집 앞에 두고 가는 봉사를 1년 동안 자발적으로 해왔다. 이 은둔형 외톨이는 우울증으로 3년 이상 방에서 거의 나가지 않고 생활해온 사람으로 조금씩 마음이 열리더니 지금은 봉사단체 회원과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전하는 사이가 됐다. 아직 생산적인 활동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봉사단체 회원의 관심이 그를 고립된 생활에서 조금씩 밖으로 다시 나오게 한 셈이다.

해남군이 실태조사를 한 데 이어 올 하반기부터 지원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하고 도 차원에서 5개년 지원계획을 수립하기로 하는 등 은둔형 외톨이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그들이 문을 닫는다고 해서 방치할 게 아니라 자치단체와 지역사회가 나서서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가 요구되고 있다. 그들도 해남군민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