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명(해남YMCA 사무총장)

우리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족 구조와 생활 방식 그리고 양육 환경도 변하고 있다. 부모들은 맞벌이를 하지 않고선 경제적 안정과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양육 환경의 변화와 맞벌이 가정의 급증으로 인해 국가는 돌봄서비스 기능 강화를 통하여 안심하고 양육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과거 돌봄은 개인적 또는 사적 영역의 문제로 간주했었다. 그러나 점차 공적 영역의 중심 의제로 부상해 최근 들어서는 보편적 돌봄 정책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새로운 복지영역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아동 돌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또한 크게 변화하고 있다. 아동 돌봄은 더이상 하나의 부가적 서비스나 시혜적 프로그램이 아니라 보편적 돌봄 패러다임으로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돌봄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과거 대가족 중심 체제에서 돌봄 문제가 주로 가정 내에서 해결하던 것과 달리 오늘날 핵가족화 심화와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등에 따라 가정 내 양육 환경이 변화한 현실을 반영하며, 돌봄 문제는 더이상 개인적, 사적 차원의 문제에 머물지 않고 하나의 중요한 공적 의제로서 적극적인 사회적 관심과 서비스 확장이 요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사회적 변화에 발맞춰 국가는 여러 부처에서 다양한 돌봄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를 운영하고, 교육부는 초등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보건복지부는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를 운영한다.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취약계층 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립역량 강화 및 건강한 성장 지원을 목표로 하는 사업으로 여성가족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2005년 시범사업을 실시하면서 시작되었다.

초등돌봄교실은 2004년 교육부가 교육 양극화 해소 및 사교육비 경감, 그리고 저출산 및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유휴 교실 활용 등을 목적으로 초등돌봄교실 설치를 권장하면서 시작되었다. 지역아동센터는 민간 영역에서 운영되던 공부방이 2004년 법제화가 이루어지고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공공 영역 서비스로 전환되었다.

다함께돌봄센터는 돌봄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목적으로 2017년 시범사업으로 도입된 후 2018년부터 보건복지부가 운영 중인 사업이다.

후발주자인 다함께돌봄센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업이 2004년을 기점으로 시작되었다.

국가에서 돌봄영역에 정성을 들인지도 벌써 20년이 되어간다. 긴 시간 돌봄사업들은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였다. 초등 저학년 위주의 돌봄에서 전학년 돌봄으로 변화를 꾀하기도 하였고, 야간 돌봄까지 운영하기도 한다. 이용 대상을 취약계층 위주에서 맞벌이 가정을 우선 선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제도가 도입된 시기의 매뉴얼에서 큰 변화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급격한 인구감소 현상을 겪고 있는 농·어촌 지역에 맞게 제도가 변하였으면 한다. 이에 두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이제는 더이상 '몇 인 이상 시설' 조건을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원을 못 채우면 없애는 방식에서 벗어나, 소수의 아동들도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는 시설을 유지하였으면 한다.

둘째, 이용 대상을 구분하여 받지 말아야 한다. 지금은 보편적 복지이다. 누구나 이용하는 시설이 되어야 한다. 아직도 취약계층을 선발 전제조건으로 두는 건 시대에 맞지 않다. 이제는 돌봄교실도 시대에 맞춰 시스템이 변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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