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평면소재지인 남창마을을 주무대로 하는 영화 '호프'의 현지 촬영이 예정대로 차질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촬영지에 위치한 북평파출소 청사 신축을 당초 연말 완공 계획에서 원활한 영화 촬영을 위해 착공 시기를 연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여러 어려움에도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경찰에 먼저 박수를 보낸다.

해남군, 전남경찰청, 해남경찰서, 영화제작사 등 관계자들은 어제 해남군청에서 회의를 갖고 영화제작사 측이 지금의 북평파출소 청사를 오는 15일부터 12월 15일까지 사용한다는 데 원칙적인 합의를 했다. 영화 촬영이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게 된 것이다. 관계자들은 다음 주 다시 만나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번에 해남군이 원활한 영화 촬영을 위한 역할에 적극 나선 것은 지난 7월 제작사와 업무협약도 있었지만, 영화 '호프'를 통해 땅끝 해남을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한 때문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장가계가 SF 영화 '아바타'의 촬영지라는 사실을 내세워 홍보에 얼마나 활용했는지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영화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5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호프'는 고립된 항구마을 호포항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가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줄거리로 한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등 정상급 배우들과 할리우드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 마이클 패스벤더 등이 출연한다.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것이다. 국내 굴지의 투자배급사들도 대규모 투자에 나서 한국 영화의 역대 최대 제작비 기록도 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만큼 대작이라는 것이다.

'호프'는 오는 4일 해외 촬영이 시작된다. 해남에서는 10월 말부터 12월 15일까지 북평 남창마을을 비롯해 송지, 현산, 화산, 문내에서 현지 촬영이 진행된다. 북평에서는 11월 5일 시작될 예정이다. 영화의 주요 배경이 해남인 것이다.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이 어려운 결정을 내린 데는 '지역과 상생'이 라는 명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북평파출소는 2개월 전 북일치안센터로 임시 이전해 직원들은 이곳에서 8㎞ 거리의 북평지역 치안 업무를 보고 있다. 이번 결정을 내리기 위해 철저한 치안 대책도 세웠을 것이다. 지역을 위한 경찰의 이런 결정은 좋은 선례로 남게 됐다.

여러 기관이 차질 없는 촬영에 힘을 모은 만큼 영화 '호프'가 전세계에서 흥행을 거두고 땅끝 해남도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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