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임직원·노동자 내부고발 잇따라
중국산을 국산 둔갑 학교급식 등 납품

3년 전 설립된 A 영농조합법인이 중국산 깨와 양파를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학교급식업체나 도매 업체 등에 납품하며 100억원 대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내부고발이 잇따르고 있어 관계기관의 철저한 조사와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곳에서 8개월 동안 직원으로 일했다는 한 직원은 "법인 투자자이자 실제 소유주인 B 씨가 중국산 깨를 대량으로 들여와 신안이나 진도, 해남산 깨와 섞어 마대 자루에 국산으로 조작해 표기한 후 도매업체 등에 납품해왔다"며 "한 번은 납품된 마대에서 중국산 마대 조각이 발견돼 반품되는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한 번 납품할 때마다 수억원 규모였으며 일주일에 한두 번 납품이 이뤄져 이렇게 원산지를 속여서 판 규모가 100억원 대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 법인의 전 대표는 "B 씨가 가락동 도매시장에서 대량으로 중국산 양파를 사들여 그물망은 소각하고 양파껍질을 모두 깐 다음 새 규격 비닐에 포장하고 신안지역 생산자 실명 마크를 붙여 국내산으로 속여 학교급식업체에 납품해왔다"며 "생산자 실명 마크도 다른 곳에서 사들인 것이다"고 말했다.

또 "본격 운영한 지 1년도 안 된 법인이 지난해 상반기에만 65억원의 매출이 발생했으며 세무조사를 피하기 위해 지인들과 짜고 농산물을 구매한 것처럼 계좌이체를 한 뒤 그만큼을 다시 현금으로 받는 등 돈세탁 의혹도 있다"며 "여러 의혹을 알게 된 후 문제를 제기하고 회사를 그만두게 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새로 선임된 현 대표와 투자자 B 씨는 "일부 중국산을 사들여 그대로 중국산으로 판 적은 있지만 원산지 허위표시는 사실무근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전 대표가 여러 가지 횡령 등 문제가 불거지자 스스로 회사를 나간 것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영농법인은 한 해 100억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가운데 최근에 돌연 법인 문을 닫고 물류창고로 쓸 예정이라고 밝혀 그 배경에 궁금증을 낳고 있다.

한편 전현직 대표와 투자자 사이에 맞고발이 이어지며 현재 수사기관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수사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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