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넘게 이어온 화산 행사
태극기 행진·만세삼창 등
면민의 날 겸해 노래자랑도

▲화산면민의 날 행사에서 윷놀이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화산면민의 날 행사에서 윷놀이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8·15 광복을 기념하기 위해 화산면민들이 수십 년째 자발적으로 행사를 이어오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제21회 화산면민의 날 및 제74회 8·15 광복기념 체육대회가 지난 15일 화산초등학교에서 열렸다.

이날 무더위 속에도 바쁜 일손을 놓고 한자리에 모인 화산면민들은 광복의 기쁨을 나누는 한편 체육·민속경기와 노래자랑 등을 통해 화합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두란노지역아동센터 학생들과 화산면체육회 회원들은 광복기념 도약행진을 가졌으며 면민헌장 낭독 후 다 함께 만세삼창을 하며 8·15 광복을 기념했다.

또한 대회장 한켠에는 대한독립 만세 태극기, 유관종부대원 태극기, 경주학도병 서명문 태극기, 김구 서명문 태극기, 태극기 목판 등이 현수막으로 전시돼 의미를 더했다.

기념식에서는 명유미(갑길) 씨가 지역발전유공 표창을, 김인재(관동) 씨가 효자상을, 김병석(상마) 씨가 감사패를, 곽종안(구성)·김병승(무학) 씨가 공로패를 받았다. 또한 김보결(사포) 학생에게는 장학금이 전달됐다.

김경자 화산면장은 "면민들을 비롯해 경향 각지에서 고향을 찾은 향우분들을 환영한다"며 "폭염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함께 이겨내고 화합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내자"고 말했다.

이날 윷놀이는 마을 대항으로 치러졌으며 축구와 여자승부차기, 고무신 멀리차기는 남부·북부·중부·서부로 실시됐다. 경기 결과 윷놀이는 중앙마을이 우승, 해창마을이 준우승, 연곡·하마마을이 장려상을 차지했다. 축구는 서부가 우승을, 중부가 준우승, 북부·남부가 장려상을 받았다. 고무신 멀리차기는 북부가 우승, 남부가 준우승, 중부·서부가 장려상을, 여자 승부차기는 남부가 우승, 서부가 준우승, 중부·북부가 장려상을 차지했다.

면민 노래자랑에서는 김정숙 씨가 최우수상을, 김명석 씨가 우수상을, 최미자 씨가 장려상을, 정종찬·송미선 씨가 인기상을 받았다.

이날 송아지, 냉장고, 등유 등 경품도 마련돼 면민들에게 뜻밖의 선물을 주기도 했으며, 화산면주민자치위원회에서 페트병 등을 가져오면 팝콘으로 교환해주는 등 이벤트도 진행했다.

한편 화산면 광복기념 체육대회는 해방 다음해부터 고천암에서 마을별 축구대회를 개최하던 행사에서 유래됐다. 8월 15일이면 함께 모여 기념식을 갖고 주민들의 단합을 위해 대회를 개최해 온 것.

한국전쟁이 일어나던 해와 큰 가뭄이 들었던 1968년,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최근의 코로나19를 제외하고는 거른 적이 없는 전통의 체육대회로 70~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42개 마을에서 50여 개의 축구팀이 출전할 정도로 열기가 높았다.

때문에 "명절 때는 못 와도 광복절 체육대회는 참석한다"고 할 정도로 각지의 향우들까지 고향 방문의 계기로 삼을 만큼 성황리에 개최돼 왔다.

오동수 화산면체육회장은 "주민들이 주축이 돼 수십 년 이어온 광복절 행사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농촌 인구가 줄면서 체육대회 규모가 줄고 출전 선수들은 고령화됐지만 광복의 기쁨을 맞이하는 그날의 감격을 함께 하는 것은 우리 고장만의 특별한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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