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문 단톡방이 불이 났다. 전라북도 새만금에서 펼쳐진 잼버리 행사가 폭염과 태풍으로 조기 폐영되면서 이를 둘러싼 책임 공방과 이를 보도하는 언론사들의 기사가 아쉽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전북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나왔지만, 새만금에서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열린 사실조차 몰랐었다. 비슷한 시기 여름 휴가를 떠나면서 공항에서 마주친 스카우트 복장의 외국 아이들이 대회에 참가하러 왔다는 사실도 나중에야 알게 됐다.

해외 100여 개 국가에서 수만 명의 청소년이 한국을 찾았지만, 국내 언론 다수가 이를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고, 이른바 '잼버리 사태' 이후 언론은 책임 문제를 두고 지난 정부와 지자체의 잘못으로 분위기를 끌어가고 있다.

무관심 속에 치러진 새만금 잼버리 대회. 하지만 지역 언론은 대회 몇 달 전부터 현장을 취재하며 찜질방 같은 텐트와 화장실, 샤워장 등 시설 문제를 지적했다. 기사만 검색해봐도 전북지역 언론이 쏟아낸 지적 기사가 차고 넘친다. 잼버리의 부실 진행을 막기 위한 지역 언론매체의 노력이 개선을 이뤄내지 못한 점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감시와 비판 보도를 지속적으로 낸 지역 언론이 있었다는 사실도 기억하면 좋겠다. 이런 비판 보도에 이른바 중앙 언론이 힘을 실어줬다면 새만금 잼버리는 실패로 끝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회 여야가 잼버리를 정쟁의 소재로만 소비하면서 급기야 지방자치 정책 재고론까지 나왔는데 일부 언론은 이를 그대로 받아적으며 '잔칫상에 재 뿌리기식'으로 일관한 보도가 지방자치의 훼손으로 이어졌다. 새만금 잼버리 현장은 개막하기 수년 전부터 늘 열려 있었다. 새만금 잼버리 실패가 국격을 떨어뜨렸다고 한탄하기 전에, 그 현장을 미리 찾아가 취재하지 않은 책임이 언론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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