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포구, 자치연금 전국 1호
고령인구 돌봄 위해 확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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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 성당포구마을은 캠핑장, 물놀이시설, 체험프로그램 등 농촌휴양마을 운영으로 거둬들인 수익을 마을주민들과 나누고 있다. 
① 해남 주민자치 활성화 위한 방안은
② 머리 맞댄 주민들 마을계획 수립도, 브랜드화도
③ 마을자치연금으로 공동체 다지는 성당포구마을
④ 주민자치 실행 위해 필요한 예산도 주민이 요구


전라북도 익산시 성당면 성당포구마을은 만 70세 이상 어르신에게 매월 10만원의 마을자치연금을 지급한다. 이를 위한 재원은 캠핑장·숙박시설·체험 프로그램 등 마을공동체 사업을 통해 마을에서 거둬들인 수익금과 익산시, 협업기관에서 출연한 기금으로 조성한 태양광 발전시설의 수익금을 합쳐 마련된다. 월 10만원은 적다면 적고 크다면 클 수 있지만 농촌지역마다 겪고 있는 농가소득 양극화에 따른 농촌 고령인구의 빈곤, 급격한 고령화와 독거노인 가구 증가 등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를 자치단체와 마을, 유관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공동체의 소득을 마을돌봄의 재원 등 노령연금형태로 마을주민들에게 돌려주는 사례는 전국적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익산시는 농촌인구 감소에 따른 마을공동체 붕괴, 낮은 국민연금 가입률 등 지역이 겪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단 등과 함께 지난 2019년부터 마을자치연금을 기획했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69.8%인데 반해 농업인의 가입률은 34%에 불과하는 등 농촌지역 고령 농업인의 노후보장성이 취약해 고령인구에 대한 사회보장을 확대한 것이다.

익산시는 지난 2019년 '익산시 마을연금제 도입모델 개발' 용역을 실시하고 그해 말 국민연금공단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2020년 12월에는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협업기관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저마다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하고 정책 추진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후 마을별 공모를 통해 1호 마을로 성당포구마을을 선정했고 지난 2021년 8월부터 마을자치연금이 지급되고 있다.

익산시가 마을자치연금 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판단한 부분은 사업의 지속가능성과 공동체의 역량이다.

익산시청 농촌활력과 김세진 주무관은 "지속적이고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는 사업을 고민하다 태양광사업이 선택됐고 자연의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성당포구마을이 마을자치연금 1호로 지정될 수 있었던 데는 농촌체험마을 운영으로 태양광 발전수익과 매칭할 수 있는 마을수익원이 있었고 다양한 마을공동체 사업을 추진하며 공동체 역량이 쌓여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시 등 70㎾ 태양광건립 지원
마을은 공동체 수익금 매칭
 

마을자치연금의 재원 중 하나인 태양광 발전사업은 익산시가 8000만원, 협업기관 출연기금으로 7100만원 등 1억 51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70㎾ 규모로 조성됐다. 태양광은 유휴공간을 적극 활용해 금강체험관 옥상에 30㎾, 슬로푸드체험관에 30㎾, 야외화장실 지붕에 10㎾가 설치됐다. 태양광 수익금은 월 평균은 150만~160만원 정도다.

성당포구마을이 운영 중인 농촌휴양마을 수익금도 마을자치연금의 중요한 재원 중 하나다. 성당포구마을의 서쪽에는 금강이 있어 어업이 발전했지만 간척사업 등으로 포구가 막혀 마을주민들은 금강 주변에서 농사를 지어왔다고 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으로 농사지을 땅을 잃게 되자 자구책으로 지난 2012년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2013년부터 농촌휴양마을로 금강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성당포구마을은 현재 금강변 아름다운 길을 배경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비롯해 식당과 숙소 등 농촌체험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11개 객실을 비롯해 몽골텐트와 나무데크 등 캠핑장도 운영한다. 동네 주민들이 직접 키운 유기농 채소들이 가득한 할머니의 시골 밥상 체험, 트래킹 코스를 통한 자전거와 바람개비열차 체험, 국공, 성당농악 배우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물놀이시설도 갖춰 여름에는 워터파크, 9~10월에는 고구마 수확 체험 등도 진행된다.

금강체험관에는 1년에 2만여 명이 방문하며 2억5000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또한 주민들은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비롯해 시설 청소 등으로 일자리를 얻고 수입도 올린다. 금강체험관 운영을 통한 영농조합법인의 수익금의 40%는 조합원에게 배당된다. 가구당 매년 60만원의 이익 배당금이 지급되는 것으로, 조합원이 되기 위해서는 3년 이상 마을에 실거주해야 하며 공동출자금도 납입해야 한다. 특히 주민들과 소통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고려해 법인 이사회 회의를 통해 가입여부가 결정된다.

때문에 70세 이상 조합원은 마을자치연금까지하면 연간 최소 180만원을 지급받는다. 마을자치연금 수혜자는 조합원이 된 후 2년이 지난 70세 이상 노인으로 현재 26명이다. 당시 국민연금공단이 조사한 1인 노인가구 월평균 지출액을 살펴보면 전국 평균은 78만원, 익산시 73만원, 성당포구마을은 64만원으로, 마을자치연금 지급으로 노후소득이 확충될 것으로 기대됐다.

익산시 마을자치연금 백서 인터뷰에서 김노영(85) 어르신 "그냥 돈이 아니라 우리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고 정이다"며 "한 달에 10만원씩이나 주니 노인들한테는 얼마나 든든하고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마을에는 이주 문의도 이어지며 최근 4가구가 이사왔다고 한다.

익산시는 함열 금성마을, 성당 두동편백마을 등 3곳에서 마을자치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매년 공모를 통해 참여 마을을 확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도 올해 어촌마을 자치연금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대상지는 서산 중리마을로 감태 가공 수익금을 활용해 만 78세 이상 주민 24명에게 월 10만원씩 연금을 지급하며 올해 4곳을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다.

태안군 고남면 만수동어촌계도 양식장 갯벌을 통해 얻은 수익을 80세 이상 어르신 등에게 월 25만원씩 지급하고 있는 등 공동체 활동을 통한 수익금으로 연금을 지급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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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윤태근(익산시 성당포구마을 이장)

"마을 스스로 돌봄 강화할 터" 

윤태근(44) 이장은 경기도에서 사업을 하다 10년 전 고향인 성당포구마을로 귀향했으며 이장을 맡은 지는 7년째다. 

- 마을자치연금 공모에 참여했던 배경은.

"농촌에서의 소득에는 한계가 있고 경제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운 어르신들의 생활은 더욱 피폐해져 갈 수밖에 없었다. 익산시가 마을자치연금을 추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공모에 참여코자 마을총회를 여러 차례 열어 의견을 모았지만 처음에는 의견이 분분했다. 결론적으로 마을 주민 100% 동의하에 사업을 진행했다. 마을자치연금 공모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마을 분담금도 필요했는데 농촌휴양마을 운영에 따른 수익금이 있던 점도 장점이었다." 

- 현재 주민들의 반응은.

"어르신들은 소득이 제한돼 돈을 아끼고자 겨울에도 난방을 하지 않고 지내신다. 마을자치연금을 받고 나서 씀씀이가 커진 것은 아니지만 예전보다 생활이 여유로워지는 등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들 하신다. 대개 어르신들은 손주 용돈으로 마을자치연금을 많이 사용하신다. 시골마을도 공동체가 무너져 같은 마을에 사는데도 서로 인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마을일에 참여율도 놓고 일을 같이하다 보니 친해져서 공동체도 더욱 돈독해 졌다."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갈수록 고령화가 심각해질 것이다. 나이 드신 후 고향을 떠나는 분들은 대부분 돌봄이 필요해 도시에 사는 자식들의 집으로 가거나 요양병원에 가는 경우다. 앞으로 마을에서 어르신들은 돌볼 수 있는 요양시설 등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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